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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오늘]1994년 외계 행성 첫 발견

입력 | 2008-04-21 02:54:00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며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지 않을까.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어딘 가에 살고 있지 않을까”라고.

외계인이 나오는 공상 과학소설과 영화가 시대를 초월해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는 것은 이 같은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호기심은 상상에만 머물지 않았다. 인간은 직접 생명체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불행히도(?) 태양계에서는 인간이 유일한 생명체였다.

인간은 포기하지 않았다. 19세기 중반부터 눈을 태양계 밖으로 돌려 행성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훨씬 지나 인간은 마침내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

1994년 4월 21일 미국의 과학주간지 사이언스는 태양계에서 1200광년 떨어진 펄사(자기장을 띠고 빠르게 자전하는 중성자별)를 도는 3개의 행성을 발견했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알렉산더 볼츠잔 교수의 논문을 실었다.

볼츠잔 교수가 발견한 행성 중 2개는 지구보다 조금 크고 나머지 1개는 달만 한 크기로 추정됐다.

추측과 기대에 머물던 외계 행성의 존재는 이제 현실이 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생명체는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행성의 존재를 확인하자 외계 생명체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라면 생명체가 살 수 있지 않을까. 과학자들의 노력이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는 데 모아졌다. 이번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4년 칠레의 안타카마 사막에서 활동 중이던 유럽 남천문대(ESO)는 지구로부터 50광년 떨어진 ‘제단(Altar)’ 별자리의 ‘뮤(Mu)’ 별을 도는 지구형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 이 행성은 지구보다 14배 크지만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졌다. 이전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들은 가스가 모여 만들어진 목성형 행성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생명체는 없을 것으로 추정됐다. 행성의 표면 온도가 섭씨 650도 이상으로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높기 때문이다.

최초의 행성 발견 이후 올 2월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은 271개에 이른다.

이 중에는 한국 연구진이 발견한 행성도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박병곤 박사와 충북대 한정호 교수 등이 2005년 세계 최초로 중력 렌즈 방법을 이용해 발견한 행성과 올 2월 세계 최초로 발견한 태양계와 닮은 행성계 등이다.

논란이 있지만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했다. 12월에는 전남 외나로도 기지에서 위성도 쏘아 올린다. 한국도 우주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태양계로의 진출은 한발 늦었지만 경제 발전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인의 저력이라면 외계 행성으로의 진출은 가장 빠른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