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21일) 오후 5시 15분.
평일 대낮에 동부와 삼성의 챔피언 결정 3차전이 열렸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지상파(SBS) 중계를 고집하다 평소보다 2시간여 경기 시간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잠실실내체육관에는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코트 바로 옆 좌석들만 가득 찼을 뿐 삼성과 동부 응원석을 빼면 1층에도 ‘구멍’이 보였다. 2층은 아예 텅 비어 있었다. 중계 카메라도 머쓱했는지 빈자리를 피해서 중계했다.
한 시즌 최고 잔치지만 이날 관중은 5111명에 그쳤다. 이는 삼성의 정규리그 평균 관중(4913명) 수준. 삼성의 4강과 6강 플레이오프 평균인 6977명에는 2000명가량 모자란다.
그나마 일을 마다하고 경기장을 찾은 열혈 팬들이 있어 이만한 수준이 유지됐다.
동부의 한 여성팬은 “회사에는 일이 있다고 둘러대고 조퇴를 하고 왔다. 사실 보러 오지 말라는 얘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역시 조퇴를 하고 왔다는 삼성 팬은 “4차전에도 아프다고 말하고 경기장을 찾아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챔피언 결정전은 팬 서비스 차원에서 벌이는 경기지만 결국 팬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럼 중계방송은 잘됐을까. 대구 지역 민영방송은 농구중계 대신 자체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도 없어 누리꾼들은 경기 내내 답답해했다.
한바탕 소란을 겪었지만 4차전도 지상파 중계를 위해 수요일(23일) 같은 시간에 열린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영상 취재 : 김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