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 화양읍 청도초교를 졸업한 오대권(85·대구 거주·사진) 씨가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1억 원을 내놨다.
오 씨는 최근 부인과 함께 이 학교 교장실을 찾아 1억 원짜리 수표 한 장을 전달했다.
청도초교는 1906년 개교해 올해 2월 97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오 씨는 28회 졸업생.
그는 “집이 너무 가난해 열 살이던 1933년에 당시 화양공립보통학교에 입학했지만 점심을 제대로 먹어 본 기억이 없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있을 것”이라며 “틈틈이 돈을 모아 후배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5남 1녀를 둔 그는 공무원과 자영업 등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면서 모은 돈과 은퇴 후 자녀가 주는 용돈을 모아뒀다가 이번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학교 측은 오 씨의 호 ‘운천’을 딴 ‘운천장학회’를 만들어 활용하기로 했다.
이자 수익의 절반은 장학금으로 주고 나머지는 원금에 보태 장학기금을 조금이라도 불려나갈 계획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