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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 두터움의 위력

입력 | 2008-04-24 02:57:00


흑은 하변 흑 진이 무너지긴 했으나 대신 중앙에 세를 쌓았다. 두터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언제든 형세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다. 엷은 것은 한 번 무너지면 좀처럼 만회하기 힘들다. 두터움은 둔탁하지만 잘 깨지지 않는 반면 엷음은 화려하지만 쉽게 손상된다.

백이 우세하긴 하다. 중앙 흑의 두터움이 견고하지 못하기 때문. 백이 90, 92로 중앙을 지워나가는데 흑이 마땅히 응징할 길이 없다.

백은 중앙만 지우면 결승점에 골인할 가능성이 높다. 백 94가 중앙을 지우는 급소. 그러나 이를 본 강동윤 7단의 얼굴이 밝아진다.

흑 95를 내려놓는 강 7단의 손길은 자신감이 묻어난다. 집으로는 도움이 안 되지만 흑이 기존에 갖고 있던 두터움을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백 94로는 참고도 백 1, 3을 선수한 뒤 둬야 했다. 중앙 흑 돌이 끊겨 흑의 두터움이 반감되는 것이다.

흑 95의 효과는 흑 111의 침투에서 확인된다. 참고도처럼 뒀으면 이런 과감한 침입은 생각할 수 없었을 터. 흑이 다시 승기를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