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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급등해도 묻지마 투자 위험”

입력 | 2008-04-24 02:58:00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원자재부문 대표 아난스 도라스와미 씨는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자재 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원자재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한국씨티은행


2년간 연평균 10% 상승 전망… 변수 많아 널뛰기도 심할 것

세계자본시장 비중의 0.5%

장밋빛 전망따라 확대 금물

개인 투자자들 전체 자산 중

5%미만 유지하는 게 바람직

“앞으로 2년간 석유, 곡물, 금 등 원자재 가격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데 힘입어 연평균 10%가량 오를 것입니다.”

씨티그룹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원자재부문 대표 아난스 도라스와미 씨는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국제 상품가격을 이렇게 전망했다.

하지만 원자재 시장은 경제외적 변수에 따라 수시로 크게 변동하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원자재 등 상품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한국씨티은행의 투자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도라스와미 씨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이유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인구도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는 ‘필수재’여서 가격탄력성이 낮아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쉽게 줄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달러화의 약세로 대안 투자처를 찾는 국제 자금이 금, 석유 등으로 몰린 것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도라스와미 씨는 “최근 국제 금시장에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의 비중을 줄이면서 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은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중 75%, 유럽은 50%를 금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1% 정도”라며 “통화가치 변동에 대비해 (한국의 중앙은행도) 금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분석을 확인해 주듯 22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119.37달러에 거래를 마쳐 7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금값도 3월에 31.1g(1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한 뒤 연말에는 12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나오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도 폭등해 아프리카의 세네갈 등에서는 최근 ‘식량 폭동’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만 믿고 (원자재 펀드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지나치게 높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자재 가격은 주요 생산국의 날씨나 정치상황 등 통제하기 힘든 변수에 따라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지난해 세계 자본시장(42조 달러 규모)에서 상품시장의 비중은 약 0.5%(2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도라스와미 씨는 “(개인 투자자들의) 상품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 가운데 5% 미만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