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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유통한류 기대하세요

입력 | 2008-04-24 02:58:00


롯데마트 첫 베트남 점장 리레우 타인 꽝 씨

먼저 고객에게 맛 보여주는

한국매장 시식 코너 인상적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맛을 보라’며 음식을 권하는 시식코너가 인상적이더군요.” 롯데마트의 첫 외국인 점장인 리레우 타인 꽝(52) 베트남 점장은 지난달 중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빌딩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한국인 특유의 ‘정(情) 마케팅’을 많이 배웠다”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리레우 점장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롯데마트로 옮기기 전에는 독일계 대형마트인 메트로에서 점장으로 일했다. 》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해외 현지 유통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공략 대상 국가는 중국과 베트남이다.

○ 베트남은 동남아 진출 교두보

그중에서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고 상품 조달처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롯데마트의 첫 해외 진출국으로 낙점됐다. 앞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도 감안됐다고 한다.

롯데마트는 현지 사업을 위해 2006년 11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소매업 투자 허가’를 받고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인 ‘롯데베트남쇼핑’을 세웠다.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호찌민점을 비롯해 앞으로 베트남에 15∼20개의 점포를 추가로 낼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월마트, 카르푸, 테스코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보다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만큼 선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 젊은층 소비욕구 갈수록 높아

“베트남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대에 이를 정도로 베트남 경제뿐 아니라 국민들의 소비생활도 빠른 속도로 서구화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오토바이, 손목시계 등이 베트남의 20, 30대들이 1년이 멀다 하고 바꾸는 3대 품목일 정도로 베트남 젊은 세대들의 소비 욕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유통서비스는 소득 수준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베트남 유통에서 재래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인 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 편의점과 같은 현대식 유통채널은 20%에 불과하다. 정찰 가격을 달지 않고 흥정을 통해 거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 상위 10~20% 맞벌이 부부 공략

롯데마트는 월 600달러 수준의 맞벌이 부부를 주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베트남 상위 10∼20%에 해당하는 소득 수준이다.

이들을 고객으로 유인하기 위해 롯데마트가 선택한 비즈니스 모델은 쇼핑 기능 외에 점포 안에 볼링장, 아웃렛, 푸드코트, 문화센터, 영화관, 서점 등의 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호찌민 시내에 가족 단위로 가서 쉴 만한 장소가 적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대형마트에 문화시설이 접목된 업태는 베트남에서는 첫 시도다.

롯데마트는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업태 특성을 감안해 이미 해외 유통업체에서 10년 넘게 일한 경험이 있는 리레우 씨를 점장으로 채용했다. 리레우 씨는 한국에 머무르는 보름간 점포 운영 노하우를 익혔다.

“베트남에서는 한류(韓流) 열기가 여전히 뜨겁습니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높고요. 한국형 대형마트 사업 모델도 충분히 베트남 현지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