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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엄마 아빠, ‘공연 선물’ 주실거죠?

입력 | 2008-04-24 02:58:00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풍성하다. 특히 올해는 뮤지컬이나 인형극 외에도 클래식과 국악 등 평소 어렵게 생각되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공연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클래식… 국악… 음악극… 뮤지컬… ‘푸짐한 상차림’ 어린이날 뭐 보러 갈까

○ 백혜선이 들려주는 바바이야기=“삼촌이 지금 치고 있는 건 너무 지루해요! 이걸 쳐주세요.”

프랑스 작곡가 프랑시스 풀랑크(1899∼1963)가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던 어느 날 네 살짜리 조카가 다가왔다. 조카는 장 드 브르노프의 동화책 ‘아기코끼리 바바’ 그림책을 피아노 위에 펼쳐놓았다. 풀랑크는 동화책에 맞추어 즉흥 연주를 시작했는데 이야기와 연주가 끝날 무렵에는 이웃집 꼬마들까지 모두 피아노 옆으로 몰려와 듣고 있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풀랑크처럼 아이들에게 직접 동화를 구현하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기 코끼리 바바이야기’ 음악회를 펼친다. 백혜선은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 슈만의 ‘꿈’, 쇼팽의 ‘즉흥환상곡’ 등 어린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때 접하게 되는 명곡들을 흥미진진한 해설과 연주로 들려줄 예정이다.(국립박물관 극장 ‘용’, 3∼5일 3만, 5만 원. 1544-5955)

○ 바비인형 vs 신애라=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친숙하게 소개해 주는 전령사 경쟁이 치열한다. 지난해 2월 미국에서 초연된 ‘바비 심포니’ 공연은 1959년 이후로 전 세계에서 10억 개 이상이 팔렸다는 바비 인형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무대 위 대형스크린에서는 바비를 주인공으로 한 ‘라푼젤’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이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며, 오케스트라는 영화 속 클래식 명곡을 생생하게 연주한다. 스크린 속 바비와 무대 위의 지휘자 아니 로스가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작곡가와 악기 등을 설명하기도 한다. 4∼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만∼7만 원. 1577-5266

탤런트 신애라가 3년째 진행을 맡는 서울 예술의전당의 어린이음악회는 5세 이상의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음악회다. 사자 닭 당나귀 거북이 코끼리 등 동물들의 특징을 음악으로 표현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신애라의 동화구연과 성악가들의 아리아 연주를 곁들인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등이 연주된다. 1만∼2만 원. 02-580-1300

○ 국악음악극 ‘오늘이’ vs ‘국악보따리’=우리의 전통설화나 놀이를 소재로 한 전통음악극도 어린이날에 빼놓을 수 없는 인기 공연이다. 국립국악원의 음악극 ‘오늘이’는 제주에서 전해내려 오는 ‘원천강본풀이’에 나오는 사계절을 관장하는 여신 오늘이가 주인공이다. 오늘이가 부모님을 찾기 위해 검은 모래땅, 청수바다, 바위산을 넘어 하늘의 성 ‘원천강’으로 가는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진다. 오늘이는 친구들의 고민을 하나하나 풀어주며 스스로 깨닫고 성숙해간다. 국립국악원 우면당. 1만, 2만 원. 02-580-3300

또한 2∼1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는 2007년 초연 이후 매진 사례를 이어오는 인기작. 국립관현악단(예술감독 황병기)의 연주와 국립창극단, 국립극단 연기자들이 아이들에게 전래놀이와 국악을 체험하게 해 준다. 1만5000∼3만 원. 02-2280-4115

○ 뮤지컬 ‘대디, 아이러뷰’ vs ‘우리는 친구다’=뮤지컬 ‘대디, 아이러뷰’는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로 유명한 극단 유가 내놓는 세 번째 가족극. 초원을 달리는 어린 야생마 ‘씨씨’와 아빠말 ‘워커’의 끈끈한 부자지간의 사랑을 그린 멀티미디어 판타지 뮤지컬이다. 5월 3일∼6월 2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씨어터. 1만5000∼2만5000원. 02-547-3061

‘지하철1호선’으로 유명한 극단 학전이 5세 이상이면 관람할 수 있는 뮤지컬 ‘우리는 친구다’를 공연한다. TV 중독 슬기의 모습을 그린 ‘테레비짱’ 등 블루스에서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라이브밴드가 흥을 돋운다. 5월 12일까지. 1만8000∼2만 원. 02-763-8233

○ 가족들과 함께 즐겨요=8일 오후 8시 서울 금호아트홀에서는 아버지와 아들 딸이 모두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는 ‘러빙 베이스 패밀리’ 음악회가 열린다. 서울시향 더블베이스 단원인 성영석(47) 씨와 지난해 러시아 쿠세비츠키 더블베이스 콩쿠르 우승자인 성민제(18·한국예술종합학교) 군, 아들의 콩쿠르 우승 때 반주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어머니 최인자(46) 씨, 지난해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성미경(15·선화예술학교) 양이 주인공이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영화 ‘러브 어페어’의 주제곡 등을 더블베이스 트리오로 편곡해 연주하고, 민제 군의 ‘카르멘 판타지’, 미경 양의 ‘모세 판타지’ 등 독주와 남매의 듀오 무대 등으로 꾸며진다. 7000∼3만 원. 02-6303-1919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 예술의 전당 야외 분수대 음악광장에선 PBC소년소녀합창단이 들려주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갈라공연이 무료로 공연된다. 또한 체코의 프라하소년소녀합창단은 4월 30일 마포아트센터, 5월 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3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세계 각국의 민속동요를 들려줄 예정이다. 2만∼8만 원. 02-548-448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