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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호황… 중국과 기술 격차 ‘불안한 5년’

입력 | 2008-04-24 02:58:00


■ 한국조선업 역사-전망

한국은 조선업에 진출한 지 40년도 안 돼 세계 최대 조선강국의 지위에 올랐다.

1972년 현대중공업이 울산 미포만에 대형 조선소를 착공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은 시작됐다. 1978년 대우조선, 1979년 삼성중공업이 잇달아 독을 완공하고 선박 건조에 뛰어들었다.

1972∼1998년에는 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위기나 세계적인 선박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3차례 ‘조선 불황’도 있었다. 이 시기 조선업체 근로자들은 토목사업에 동원되기도 하고, 회사 내에서는 기계설비 사업의 비중을 높이며 불황의 늪을 헤쳐 나갔다.

한때 세계 선박건조량의 47%를 ‘싹쓸이’한 전력이 있는 일본은 1979년부터 두 차례의 오일쇼크 등의 영향으로 조선소 규모가 대폭 줄었다. 게다가 공급과잉 등을 우려해 신규 설비투자도 거의 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대형 조선업체를 중심으로 계속 독 수를 늘렸고 첨단 공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서 일본과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로 한국 조선업체들은 지난 10년간 최대의 호황을 맞았다.

올해 2월 기준 수주잔량을 업체별로 보면 1∼10위 중 한국 업체가 7개, 중국 업체가 3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조선 STX조선이 1∼6위를 휩쓸었다. 그러나 세계 선박 건조량으로 보면 한국이 37.0%이지만 중국이 29.7%로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중국이 2015년 ‘세계 1위 등극’을 외치고는 있지만 LNG선, 초대형 유조선, 심해유전용 드릴십 등 고(高)부가가치선 건조능력에서 최소한 5년 정도의 기술력 격차는 있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시각이다.

다만 중소형 벌크선박 등에서는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는 데다 앞으로 경쟁심화와 세계 경기 후퇴로 조선산업이 1980년대의 불황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종협 한국조선공업협회 상무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다걸기(올인)’한 신생 조선업체들이 명확한 ‘5년 후 비전’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면서 “불황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