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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문 이렇게 열자]‘면접 달인들’의 경험담

입력 | 2008-04-24 02:58:00


합격을 원하는가? ‘회사 사랑’을 고백하라!

《대기업의 올해 상반기(1∼6월) 공채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삼성, LG전자, 포스코, CJ 등 주요 대기업들은 서류전형을 끝내고 이달 말부터 5월까지 면접전형을 진행한다. 면접시험 고득점 비결 및 하반기(7∼12월) 공채에 대비한 서류전형 통과 요령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면접에서 어떻게 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동아일보 산업부는 면접 고득점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건설 등 3개 기업으로부터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 중 가장 높은 면접 점수를 받은 사원을 1명씩 추천받았다.》

‘면접의 달인’으로 꼽힌 이들은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박보람(26) 씨,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 이소라(27·여) 씨, 포스코건설 해외사업그룹 에너지사업본부 문국환(26) 씨. 이들에게서 면접 노하우를 들어 봤다.

○ 준비, 준비, 또 준비

면접 준비 요령을 묻는 질문에 박 씨는 가방에서 두툼한 책 한 권을 꺼냈다. 삼성전자와 관련된 기사를 약 6개월 동안 모아 제본한 책이었다.

박 씨는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를 주된 타깃으로 정하고 6명이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6개월 정도 준비했다”며 “인성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토론에 대비한 모의시험도 여러 번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스터디그룹 멤버들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애니콜 스튜디오 등 삼성전자 매장을 찾아다니며 현장 정보도 수집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면서 6명 팀원 전부가 지난해 삼성전자에 합격했다.

이 씨도 ‘현대중공업 박사’가 돼 있었다.

그는 “현대중공업과 관련된 신문기사는 모두 스크랩해 내가 지망하려는 회사의 최신 근황을 머릿속에 채워 넣었다”며 “면접을 앞두고는 기본적인 자기소개나 포부 등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외웠다”고 조언했다.

이 씨는 “깊이 있는 질문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대중공업은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 변화가 현대중공업에 미치는 영향 등 다소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 최고 면접점수의 비결

이 씨는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할 수 있는 자격조건을 미리 따 놓는 것이 고득점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KOTRA에서 인턴근무를 한 이 씨는 금융권에서 3년간 근무하며 외환관리사와 선물관리사 자격증을 땄다.

이 씨의 경력과 자격증을 통해 그가 재무팀에서 일할 만한 조건과 열정이 있는 지원자임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면접관들의 귀띔이다.

웃는 얼굴로 면접관과 눈을 마주치며 답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 씨는 덧붙였다.

박 씨는 “회사를 진정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 주려 했다”며 “또 면접관도 선배라는 마음으로 면접에 응했는데, 그게 좋은 모습으로 비친 것 같다”고 했다.

문 씨는 “면접관들은 보통 똑같은 질문을 많이 던지는데, 색다른 케이스를 들어 답변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 면접 자체를 즐겨라

이들은 면접의 단골 질문은 ‘정해져 있다’고 했다.

자기소개, 회사 지원 동기, 해당 직무를 선택한 동기, 동아리 활동, 포부,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 등을 단골 질문으로 꼽았다.

가장 어려웠던 질문에 대해서 이 씨는 ‘교육 관련 3불(不) 정책’ 질문을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응시자와 마찬가지로 ‘폐지’로 의견을 정리했는데, 갑자기 내 순서에서 ‘찬성으로 의견을 말하라’고 해 머리가 텅 비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이 씨는 “‘찬성은 생각하지 않아 잘 모르겠으니, 폐지 의견을 말하면 안 되겠느냐’고 솔직히 물었고, 면접관이 허락했다”고 전했다.

박 씨와 문 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답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문 씨는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보라”는 질문에 논리가 맞지 않는 삼행시를 지었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서울 시내 하수도 뚜껑 개수를 말해 보라”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못했다고 한다.

면접의 달인도 면접할 때는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긴장한다.

이 씨는 “면접하면서 떨리는 목소리를 스스로 느낄 정도로 많이 긴장하는 편”이라며 “그래도 의식적으로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답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문 씨는 “‘내가 아니면 누가 붙겠느냐’는 다소 오만한 자세로 면접에 임했다”며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고, 면접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하면 어느새 떨리는 증상이 없어진다”고 조언했다.

박 씨는 “면접장에 들어갈 때마다 떨리지만, 준비를 많이 할수록 덜 떨리고 대답도 재치 있게 나온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합격 좌우하는 요소는? 인사담당자 “전공” 구직자 “출신학교”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구직자의 전공, 자격증 등을 채용의 중요한 판단 요소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는 최근 기업 인사담당자 2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5.3%(복수응답)가 채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전공’을 선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어 △자격증 55.3% △출신학교 46.1% △인턴십 24.7% △토익 외 공인어학점수 16.0% △학점 13.7% △봉사활동 12.3% △해외연수 6.4% △토익 2.3%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커리어가 구직자 87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6.0%의 응답자들은 취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출신학교’를 꼽았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생각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이어 구직자들은 △토익 49.9% △자격증 49.6% △전공 39.9% △토익 외 공인어학점수 29.0% △학점 26.1% △해외연수 24.5% △인턴십 13.8% 등의 순으로 답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