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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표가 정국교 추천… 비리검증 소홀”

입력 | 2008-04-24 02:58:00

문제 없다지만…  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오른쪽)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정국교 비례대표 당선자의 공천이 잘못됐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하자 손학규 대표는 “문제가 없다”며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안철민 기자


민주 최고위 집중성토… 孫대표 “날 도와준 사람”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비례대표 정국교 당선자 공천과 관련해 궁지에 몰렸다.

23일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손 대표 성토장이 됐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손 대표의 추천으로 공천심사 막판에 정국교 비례대표 당선자가 명단에 오르면서 주가조작 문제는 검토되지도 않았다”고 발언했다.

A 최고위원은 전화통화에서 “손 대표는 공천자 발표일에 열린 회의에서 ‘(정국교 후보와 나는) 개인적인 관계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오늘 회의장에서는 ‘내가 정치하는 데 도와줬다’며 사적 친분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당 1인자인 대표를 향한 날선 발언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손 대표가 당내에서 겪는 ‘힘의 공백’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사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법원이 구속한 정 당선자에 대해 충분한 진상 파악도 하기 전에 박홍수 사무총장, 차영 대변인이 공개 해명을 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충조 최고위원은 “대변인실 논평이 당사자인 정 당선자의 얘기만 듣고 발표하는 것도 잘못했다. 너무 감싸려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B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해명성 발언을 하려 했으나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에 묻혀 중단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국교 사퇴론까지 나왔지만 손 대표가 반대했다”고 말했다.

박상천 공동대표는 공개발언에서 “주가조작설이 거론됐을 때 당 지도부가 치밀하게 검토했다면 이번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며 손 대표 책임론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