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시가 구산면 수정리 수정만매립지(23만 m²)에 조선기자재 업체인 STX중공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반대 주민을 설득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돌발변수가 나타나 사태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보 15일자 A15면 보도
▶ ‘수정만 매립지’ 상생해법 찾기
마산시가 지역주민과 20년 이상 부대끼며 ‘주치의’ 역할을 해온 여성 보건진료소장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며 전격 인사 발령을 했기 때문.
마산시는 “진료소장이 공장 입주 반대 측 주민의 편을 들어 문책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지역주민들은 “정당한 주장을 틀어막기 위한 보복성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직자 처신으로는 부적절”=마산시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김모(56·별정 6급) 수정보건진료소장을 견책 처분하고, 21일자로 진전면 시락보건진료소장과 맞바꿔 발령했다.
마산시는 “김 소장이 지난해 12월 열린 수정마을 임시총회에서 마산시의 최대 현안인 STX중공업 유치와 관련해 반대 발언을 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마산시는 또 “김 소장이 2006년에 구입한 진료소 비품인 에어컨과 세탁기를 사택에 설치하는 등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의사 표현까지 막나”=‘수정마을 STX대책위원회’는 김 소장 인사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23일 오전에는 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한 보복성 징계와 인사를 철회해야 한다”며 “마산시는 더는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현명한 대안을 찾으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주민들과 동고동락해온 진료소장을 전보해 (수정만매립지 관련)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은 마산시에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도 “이번 일에 직접 개입하거나 반대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마을 총회에서도 ‘주민 화합이 중요하다’고만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설비 관리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산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수정만매립지에 STX중공업을 입주시키려는 반면 지역주민 상당수는 “친환경 기업이라야 한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