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재미있는 사람” 칭찬… 24시간 녹음 “You라서 좋았다”
“그래? 재미있겠다.”
배우 차태현은 그렇게 유세윤을 만났다.
“아빠가 참 잘 어울리는 남자다. 독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개그맨 유세윤은 차태현을 두고 그렇게 말했다.
차태현은 “미국에서는 짐 캐리가 연기했다 하고, 한국에서는 유세윤과 함께 한다고 해서 흔쾌히 더빙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유세윤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차태현의 이미지 그대로인 사람이다”고 화답했다.
그런 것이려니, 각각 나눈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늘어놓았지만 그저 예의상 그런 것이려니 했다. 하지만 한 연예정보 프로그램과 나누는 인터뷰 자리는 이들의 짧은 우정이 점차 크고 깊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두 사람은 대본이 없어도 좌중을 웃길 줄 알았다. 쉴 새 없이 거침없으면서도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과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말을 주고받는 모습에선 지난 몇 년을 함께 해온 사람인 듯한 분위기도 자연스레 배어나왔다.
이들의 보기 좋은 우정은 1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호튼’을 통해 또 한 번 빛날 듯하다. ‘호튼’은 몸집은 크지만 여리고 따스한 마음을 지녀 아무리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코끼리 호튼과 티끌 속 작은 세상의 시장이 벌이는 이야기. 차태현은 호튼 역, 유세윤은 시장 역으로 각각 목소리를 통해 우정을 나눴다.
연기를 하는 사람에게도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는 그리 쉬운 게 아니었다. 캐릭터의 입놀림에 맞춰 대사를 그럴 듯하게 구사해야 하는 건 연기자들이 두 사람에게는 아직 낯선 작업이었다. 그런 만큼 차태현과 유세윤은 각각 1∼2일씩 녹음실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야 했다. 차태현은 “처음엔 짜증도 냈”고 유세윤은 “많은 대사와 작은 호흡의 소리”에 고생했다.
하지만 차태현은 “세윤이와 함께 한다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는 출발점의 호기심을 확인했고, 유세윤은 자신의 정확한 발음과 선배에 대한 신뢰로 함께 했다. 서로 마주친 시간은 적었지만 그 만큼 또 서로에게 친숙한 사람으로 이들은 다가가고 있어 보였다.
윤여수기자 tadada@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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