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풍 멀리 갈 필요 있나요… 경기도에서 한나절
1. 북한강변 예술 드라이브
‘업그레이드’된 봄날 예술 나들이를 위해서는 북한강변 45번 국도를 놓쳐서는 곤란하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풍경 좋은 사찰과 갤러리가 늘어서 있다. 나들이의 마무리는 남양주 수종사에서 두물머리를 내려다본 뒤 찻집 삼정원에서 그윽하게 공짜 녹차를 한잔 마시는 것으로 채울 것. 이 사찰, 물맛이 좋아 초의선사,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가 차를 즐겨 마시기도 했던 곳이다. 창밖으로 두물머리를 감상하며 녹차를 음미하는 분위기가 일품이다.
북한강변 45번 국도변에는 수종사를 사이에 두고 두물워크숍, 커피박물관, 서호미술관, 텍스타일 갤러리, 도자기 마을 등 예술체험 장소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전시회, 공연 등이 수시로 열린다. 이것저것 봐도 욕심이 남으면 내친김에 북한강건너 363번 지방도까지 예술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6번 국도를 타고 가다 양수대교를 건너기 전 진중삼거리에서 북한강변을 따라 좌회전해 45번 국도 진입. 마석에서 백월리행 38번 경기고속을 타거나 양수리 버스터미널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2. 자연과 조각의 만남 김포조각공원
숲 속에서 숨바꼭질하며 예술작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술작품이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는 조각공원이 김포에 자리 잡았다.
문수산 기슭에 위치한 김포조각공원은 세계 11개국 작가들의 작품 30여점 전시돼 있다. 이들 작품들은 ‘통일’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각 작품들은 다양한 테마의 산책로 안에 옹기종기 숨어 있다.
프랑스의 장 피에르 레이노, 미국의 솔 레이트, 일본 스스무 신구 등 세계적인 도시환경 조각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데는 1시간 30분 가량이 소요된다. 산책코스에서는 멀리 북한 땅이 내려다보인다. 인근에 문수산성과 문수산 삼림욕장이 위치했으며 글라스빌 유리공예 체험장에서 유리 만드는 과정을 견학할 수도 있다.
강화대교 들어서기 전 48번 국도변 월곶면 군하리에 위치. 송정역에서 강화도행 1,8번 버스를 이용한다. 개장시간 09:00∼19:00. 입장료는 무료. 주차비 1500원. 031-989-6700
3. 지하철 타고 가는 물향기 수목원
지하철 타고 가는 수목원도 있다. 오산 물향기 수목원은 1호선 오산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문을 연지 2년 됐는데 주말이면 사람들이 빼곡히 몰려든다.
물, 나무, 인간의 만남을 테마로 조성된 수목원 안에는 작은 냇물이 흐르고 커다란 연못과 함께 수생식물원, 습지식물원 등이 자리 잡았다. 주중에 들린다면 호젓하게 ‘그들만의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은 10만평 규모에 16개의 주제원을 갖추고 있는데 어리둥절할 필요 없이 입구 약도에 표시된 안내코스대로 움직이면 알뜰하게 수목원을 관람이 가능하다.
향나무로 공룡 형상을 만든 토피어리원,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물방개 등 곤충들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는 곤충 생태원, 타조, 꿩들이 뛰노는 관상조류원이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 자생하는 식물은 무려 1,600여종이나 된다.
천안행 전철을 타고 오산대역에서 하차해 걸어서 5분 거리. 경부고속도로 오산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오산대역 방향. 주말 차량정체가 심하다. 주차요금은 3000원. 개장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장. 입장료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031-378-1261 mulhyanggi.gg.go.kr
4. 드라마 단골 촬영 원당 종마목장
자연 속에서 맡는 말똥 냄새는 가끔 감미롭다. 고양시 덕양구 원당 종마목장에 들어서면 푸릇푸릇한 풀밭이 펼쳐진다. 11만5000평의 드넓은 부지에 초원만 5만여평이다. 경기권에 숨겨진 유일한 대형목장이다.
목장은 탁 트인 풍광 때문에 40여편 드라마,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야망의 전설’은 이곳을 통째로 배경으로 사용했고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화보도 목장에서 촬영했다. 종마목장 입구에서 고갯길에 300m 늘어선 은사시나무길 역시 운치 있는 산책로로 손꼽히는 곳이다.
드라마 ‘봄날’에서 은섭(조인성)이 정은(고현정)에게 “내게 뒷모습을 보이지 마”라고 소리치던 곳이 이 가로수 길이다.
종마목장 초입의 서삼릉을 거쳐 산책로를 오르다 보면 광활한 초원이 고운 양탄자처럼 우측에 펼쳐진다. 말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으며 길 초입에 허브랜드도 자리 잡았다. 파주 방향으로 1번 국도를 타고 가다 3호선 삼송역 삼거리에서 일산, 농협대학 방면으로 진입. 삼송역에서 내려 1번 마을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개장시간 10:00∼18:00. 입장 무료. 031 -966-2998
5. 안산 습지공원 야생화 탐방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습지인 갈대습지공원은 봄에는 야생화로 단장된다. 31만평 공원에는 아이들의 학습을 위한 자연생태관이 마련돼 있으며 길이 1.7km의 탐방로도 조성돼 있다. 자연 생태관에는 시화호에 서식하는 물고기, 야생동물 등을 사진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2층에서는 커다란 망원경으로 주변습지도 관찰할 수 있다. 둘러보는데 2시간 가량 소요된다.
습지공원에는 60종 30만 본의 꽃을 심어 계절별로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물레나물, 금불초, 수선화, 노루오줌 등 교과서에서나 봤던 야생화를 코 앞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 습지공원에서는 견학체험을 위한 신청도 받는데 호젓한 가족산책 장소로 ‘별 다섯 개’ 수준이다. 최근 개장한 호수공원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서해안 고속도로 매봉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안산 시내 진입, 한양대, 한국해양연구원 방향. 지하철 4호선 중앙역 하차, 70번 버스 환승. 개장시간 10:00∼17:00. 매주 화요일은 휴관. 031-400-1440 sihwa.kowaco.or.kr
6. 전통정원 희원의 예술 나들이
봄날 북적대는 에버랜드에서 5분 거리에는 호젓한 전통정원 ‘희원’이 위치했다. 작은 호수를 배경으로 각종 석탑과 불상, 석수 등이 늘어서 있고 봄날의 사군자들이 정원 곳곳에서 한국의 미를 뽐낸다. 자생화초 43종이 곳곳에 심어져 있고 돌장승인 벅수들이 쌍을 이뤄 해학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호숫가 앞 돌탁자도 마련돼 있어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프랑스 근대조각의 거장 부르델의 작품이 전시된 부르델 정원에는 대마상, 사신상, 활 쏘는 헤라클레스 등 유럽의 대형 조각품 9점이 한국의 전통정원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원 뒤편의 후원은 중국, 일본의 정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단아한 형태로 담벽 너머 철쭉 등이 한창 피어 있다. 호암미술관 내부에는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100여점이 전시 중이다.
영동고속도로 마성 톨게이트를 이용해 에버랜드 방향 진입. 에버랜드 정문 매표소에서 희원 앞까지 오전 10시부터 1시간 단위(낮 12시 제외)로 셔틀버스가 왕복 운행된다. 개장 시간 10:00∼18:00. 입장료 어른 4,000원, 학생 3,000원. 매주 월요일은 휴관. 031-320-1801
7. 경기도 최북단 평강 식물원
포천 평강식물원은 봄의 마지막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경기도 최북단의 식물원이다. 영북면 산정호수 초입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 펜션단지도 있어 1박을 하며 오붓하게 꽃 감상하기에 좋다.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가 전원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방문해 더욱 유명세를 탔다.
500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식물원은 12개의 테마원을 갖추고 있다. 히말라야의 고산식물이 서식하는 암석원, 한라산 습지를 재현한 고산습원, 나무산책로가 있는 습지원 등이 주요 볼거리다. 연꽃정원은 연인들의 촬영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5월 한달 간 고산식물 전시회가 열린다. 이곳 청정채소를 재료로 하는 레스토랑도 있다. 포천의 명승지인 산정호수, 명성산, 백운계곡이 승용차로 5∼10분 거리다.
47번 국도를 이용해 포천 이동방면으로 향한 뒤 산정호수 매표소를 지나 좌회전한다. 상봉터미널에서 운천행 버스를 탄 뒤 71번 버스로 환승. 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개장시간 08:00∼20:00. 031-531-7751 www.peacelandkorea.com
글·사진 | 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aular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