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연일 맹타…‘출루=득점’ 공격첨병 돌아왔다
두산 이종욱(28)은 올 시즌 초반 썩 좋지 않았다.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물렀고, 그러다보니 전매특허인 도루도 뜸했다.
22일 두산 김경문 감독은 취재진이 ‘올해 이종욱이 왜 부진하냐’는 질문에 “종욱이가 사실상 3년째 아니냐. 너무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다”며 웃어넘겼다.
이종욱은 99년 현대에 입단했지만 2군에만 머물다 상무에 입대했고, 이후 현대에서 방출된 뒤 테스트를 받고 두산에 입단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 감독의 말대로 2006년 1군에 처음 데뷔했으니 그는 올해로 사실상 3년째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2006년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자마자 도루왕(51개)에 올랐고, 지난해 147안타, 타율 0.316, 47도루를 기록한 그였기에,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평소 야구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던 팬들에게도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기에, 올해 더욱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두산도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할 이종욱이 부진하자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득점생산에 애를 먹었고, 그러면서 팀순위도 밑바닥에서 맴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4월말에 접어들면서 이종욱이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더니 23일 삼성전에서는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5타석 중 4차례나 출루했다. 1회초와 5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서 출루한 뒤 홈을 밟으면서 ‘이종욱 출루=득점’이라는 두산의 공격공식을 확인시켰다.
상대 배터리는 그가 나가면 도루를 의식할 수밖에 없고, 수비수도 폭을 좁힐 수밖에 없다. 다음타자들이 그만큼 공격이 쉬워지고 안타가 나올 확률도 높아진다. 실제로 두산은 이틀 연속 7점을 뽑아내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어제 오늘 안타를 쳐서 그런 게 아니라 어려운 공도 이제 헛스윙이 아니라 커트를 해낸다. 1번타자다운 좋은 모습이 나와 반갑다. 이제 1·2번 테이블세터가 되니까 3번 고영민만 풀리면 되겠다”며 반색했다. 이종욱은 “초반에 너무 잘하려다보니 부담이 많았다. 성급한 공격도 많이 했다. 스윙도 커져 있었다. 이제 마음을 비우니 경기도 잘 풀린다. 아직 3할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어제 오늘 안타를 많이 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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