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역대 최고 투수왕국…1993년∼2002년 애틀란타
스포츠에서 2명의 스타플레이가 짝을 이루는 ‘듀오 체제’는 흔히 볼 수 있다. 농구도 그렇고, 야구에서도 마운드에 듀오는 꽤 있다. 3명이 짝을 이루는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할 경우 전력은 막강해진다. 그런데 듀오는 쉬워도 트로이카는 어렵다. 훗날 메이저리그 역사는 마운드에서 최강의 트로이카 체제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그렉 매덕스-톰 글래빈-존 스몰츠를 꼽을 것이다.
물론 한 시즌에 4명의 투수가 20승을 거둔 팀도 있다. 1971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크 쿠엘라, 팻 돕슨, 짐 파머(이상 20승), 데이브 맥날리(21승) 등 4명이 동시 20승을 거둔 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한 팀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지는 못했다. 돕슨이 1973년에 애틀랜타로 이적했다.
매덕스-글래빈-스몰츠 트로이카는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정확하게 10년 동안 애틀랜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요즘같은 프리에이전트 시대에 선발투수 3명이 동시에 10년을 함께 활동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이들의 뒤를 이을 태세였던 팀 허드슨-마크 멀더-배리 지토 트로이카는 오래가지 못했다.
애틀랜타의 트로이카는 글래빈이 2003년 뉴욕 메츠로 이적하면서 역사의 한페이지로 넘어갔다. 글래빈이 올해부터 애틀랜타로 다시 돌아와 스몰츠와 짝을 이루고 있지만 매덕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빠져 있다. 이들이 함께 뛰는 동안 애틀랜타는 월드시리즈 우승 1회, 내셔널리그챔피언 2회, 디비전 우승 6회 등 최고의 전력을 유지했다.
94년은 선수파업으로 포스트시즌이 없었다. 애틀랜타로서는 불펜이 약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추가로 거두지 못한 게 아쉽다.
이 기간 동안 3명의 투수가 사이영상도 5차례나 수상했다. 이들 3명의 투수는 은퇴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하다. 매덕스(42)는 23일 현재 통산 349승215패 평균 자책점 3.12를 마크하고 있다. 구위는 예전같지 않지만 제구력은 여전하다.
1987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글래빈(42)은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생애 첫 부상자명단에 올라 있다. 통산 303승200패 평균자책점 3.50.
스몰츠(41)는 23일 터너필드에서 벌어진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삼진 10개를 빼앗아 메이저리그 통산 16번째 3000 탈삼진(3006개)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타선불발로 1실점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1988년부터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스몰츠는 210승146패154세이브 평균자책점 3.25을 유지하고 있다. 3명 가운데 글래빈은 3000 탈삼진을 작성하지 못했다. 2576개다.한솥밥을 먹은 3명의 투수가 40살이 넘어도 싱싱한 구위를 유지하면서 대기록을 작성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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