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직업이 없는 강모(28) 씨는 지난해 11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박모(28·여) 씨를 만나 사귀기 시작했다.
박 씨 집에서 살다시피 한 강 씨는 박 씨가 집을 비운 사이 현금과 신용카드를 훔쳤다.
이 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고 주유소와 귀금속 상가를 드나들며 물건을 구입했다. 강 씨가 이런 식으로 3개월 동안 훔치거나 사용한 액수는 1600여만 원.
강 씨의 절도행각은 얼마가지 않아 꼬리를 잡혔다. 1월 박 씨 명의로 인터넷 대출 업체에서 돈을 빌리려다 업체가 박 씨에게 확인 전화를 거는 바람에 들통 났다.
배신감을 느낀 박 씨는 강 씨를 경찰에 고소했으나 강 씨는 이마저도 범행에 이용했다.
"피해 금액을 돌려줄 테니 합의를 보자"며 박 씨를 약속장소로 불러낸 뒤 박 씨 집에 들어가 돈과 현금카드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은행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현금 인출 장면을 토대로 강 씨를 붙잡아 24일 절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는 2년 전에도 이런 수법으로 절도행각을 벌이다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출소했는데 여전히 버릇을 고치지 못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