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올림픽이 열리는 2012년까지 ‘런던, 세계 문화 리더’라는 깃발을 내걸고 국가이미지 높이기에 한창이다. 독일은 기술 강국 이미지에 창조성을 더한 ‘아이디어 국가’(land of idea)를 내걸었다. 이처럼 각국이 국가이미지전(戰)에 나서는 것은 이미지가 신뢰, 경쟁력, 국민 자존심과 직결되는 데다 국부(國富)와 국력 증진의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랜드 평가기관인 독일의 안홀트-GMI에 따르면 2005년 25위(조사대상 35개국)에서 2007년 4분기(10∼12월) 32위(조사대상 38개국)로 떨어졌다. 중국이나 멕시코보다도 낮다.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경제력에도 크게 못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미국의 14분의 1 수준인데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5032억 달러로 미국의 26분의 1에 그쳤다. 그나마 하락 추세다.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인데도 한국 하면 여전히 “식민지 전쟁 독재 등의 이미지와 연결시킨다”고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밝혔다. 또 극렬한 시위와 노사분규가 ‘거친 한국’ 이미지를 심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일(美日) 순방에 동행한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 노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신이 그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개발연대(年代)에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면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크게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식민지 전쟁 독재’에다 최근 수년간 좌파정권하의 우리나라 모습이 국가이미지 급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격상시키려면 최고지도자부터 국민 개개인까지 노력을 보태야 한다.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교수는 “국가이미지는 오랜 시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 속에서 키워지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 선진국들과 ‘가치(價値) 공유’를 표방하며 글로벌 협력외교를 펴는 것도, 우리 기업들과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세계 소비자들의 신뢰를 축적하는 것도, 대다수 국민이 열린 세계시민으로 선진의식을 생활화하는 것도 하나같이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