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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緣木求魚, 升山採珠

입력 | 2008-04-28 02:59:00


緣(연)의 본뜻은 옷의 가장자리이며 기물의 테를 가리키기도 한다. 血緣(혈연)이나 奇緣(기연)에서처럼 인연이나 연분의 뜻도 있다. 緣故(연고)는 까닭이나 이유 또는 혈통이나 정분 등에 의한 관계를 뜻한다. 緣由(연유)하다의 뜻과 여기서처럼 붙잡고 기어오르다의 뜻도 있다.

升(승)은 그릇 모양을 본뜬 상형자로 한 되의 용량이나 그 용기를 가리킨다. 또 올라가다 또는 떠오르다의 뜻으로 昇(승)과 혼용된다. 升降(승강)은 오르고 내림 또는 盛衰(성쇠)를 뜻하며, 升天(승천)은 하늘에 오름 또는 죽음을 뜻한다.

採(채)는 따다 또는 캐다의 뜻이다. 採用(채용)이나 採擇(채택)에서처럼 고르거나 가려내다의 뜻도 있다. 오른쪽 부분인 采(채)는 나무 위에 손이 있는 것을 나타냈으며 열매나 잎을 따는 것을 의미한다.

採(채)는 바로 이 采(채)에 손을 가리키는 수(수)를 더해 만든 글자이다. 그 목적은 采(채)가 지닌 다른 의미 즉 무늬나 채색의 彩(채)와 구분하려는 것이다.

珠(주)는 진주조개가 만들어내는 진주이다. 玉(옥)은 편방으로 쓰이면 중간의 점이 생략된다. 그렇다고 혹 이를 임금 王(왕) 변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임금 王(왕)은 편방으로 쓰이지 않는 글자이다. 나무에 기어 올라가 물고기를 찾고, 산에 올라가 진주를 캐려는 이는 없을 것이다. 목적에 위배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큰 성과를 기대하면서 적임 여부를 무시하고 멋대로 중책을 맡기는 것도 그와 다를 바 없다. 陳壽(진수)는 역사서 ‘三國志(삼국지)’에서 煎水作氷(전수작빙), 즉 물을 끓여 얼음을 만든다는 말도 같이 썼다. 기발한 비유들이 흥미롭다. ‘南朝(남조)의 宋(송) 范曄(범엽)의 ‘後漢書(후한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