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과 지역 주민들이 ‘휴식년제’ 연장을 둘러싸고 심한 갈등을 빚었던 지리산 칠선계곡(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길이 9.7km)에 탐방예약제가 도입된다.
전국 국립공원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탐방예약, 가이드제’는 보전과 이용을 동시에 충족시키면서 지역 주민이 공원 관리에 직접 참여해 소득을 올리는 새로운 모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는 27일 “5, 6월과 9, 10월 주 2회 이 제도를 운영한다”며 “매주 월, 목요일은 추성주차장에서 천왕봉으로 올라가고 화, 금요일은 천왕봉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출발은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모두 오전 6시 40분. 내려가기에 참가하려면 하루 전날 반드시 장터목대피소나 로타리대피소에서 잠을 자야 한다.
1회 참여 인원은 40명, 참가 신청은 탐방 15일 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에서 받는다. 첫 탐방은 다음 달 5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과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현지 가이드인 ‘지리산국립공원 안전지킴이’가 동행한다. 이들은 탐방객 안내와 불법행위 단속, 자원 관리 등을 맡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한 칠선계곡 가운데 비선담∼천왕봉 구간(5.9km)을 2027년까지 출입이 통제되는 ‘특별보호구’로 1월 지정했으나 지역 주민들은 “등산객이 없어 생계에 어려움이 크다”며 반발해 마찰을 빚었다. 당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탐방예약제와 대체 탐방로 개설이었다.
지리산국립공원 신창호 탐방시설팀장은 “칠선계곡은 탐방 거리가 길고 급경사가 많아 안전관리가 중요하다”며 “가이드 비용은 없지만 참가자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고 산행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055-972-7771∼2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