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오늘의 조화, 대구-경북 여행지로 딱”
“우리가 자랑하는 것도 외국인에겐 별것 아닐 수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프로그램에는 이런 점을 잘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경북도 관광마케팅사업단에서 ‘팸투어’를 담당하는 박건삼(33) 씨는 지난주 중국인 20명과 5일 동안 경북지역을 돌았다. 중국의 수학여행단 유치를 위한 행사였다.
팸투어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중요한 관광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팸투어는 관광상품이나 관광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 앞서 관계자들을 미리 초청해 현장을 답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짧은 여행을 함께 하면서 서로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하는 행사인 셈이다.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 헤이룽장 성, 후난 성의 교육청과 여행사 관계자 등은 구미의 유비쿼터스체험관을 시작으로 경주의 유적지와 영주시 선비촌, 문경시 석탄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대구에서는 가장 번화한 중구 동성로를 구경하기도 했다.
후난 성 여유국(여행국) 푸웨후이(53·여) 부국장은 “역사와 현대가 조화를 이룬 것 같아 수학여행지로 권장할 만하다”며 “중국에서 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화체험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팸투어 참가자들은 ‘문화체험’과 ‘첨단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을 안내한 박 씨는 “중국에도 큰 사찰이 많기 때문인지 불국사 같은 데를 둘러보는 것은 시큰둥한 반면 유비쿼터스체험관과 영주시 선비촌의 전통혼례 체험에는 큰 관심을 보였다”며 “팸투어 프로그램을 짤 때 이런 측면을 잘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영주시 풍기인삼시장에서 300만 원 상당의 인삼 제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들어 대구지역 병원에서 모발이식이나 미용성형, 건강검진 등을 하는 일본과 중국, 필리핀 등지의 의료관광객이 증가하자 대구시는 특화된 팸투어인 ‘팸-메디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올해 2월 북부 아프리카의 알제리 기자단을 초청한 팸-메디투어를 시작으로 9월에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언론인과 여행사 대표를 초청해 대구의 의료관광을 홍보할 계획이다.
다음 달 프랑스와 루마니아 등지의 의료관광객 100여 명이 대구를 찾는 것을 비롯해 올해 대구의 의료관광객은 400∼5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 의료산업팀 관계자는 “의료와 관광을 연결해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라며 “한 번 찾은 관광객에게 대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도록 하는 한편 팸투어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시와 영주시, 봉화군 등 경북 북부지역 3개 시군은 이달 중순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등의 여행사 관계자 15명을 초청한 합동 팸투어를 실시했다.
올가을에 열리는 안동탈춤축제와 영주풍기인삼축제, 봉화송이축제에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와 함께 경주시는 8월 베이징 올림픽을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팸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