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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釣者之恭, 非爲賜也

입력 | 2008-05-01 02:56:00


釣(조)는 낚시 바늘인 釣鉤(조구) 또는 고기를 낚다의 뜻이다. 유혹하다 또는 수단을 써서 획득하다의 뜻도 있다. 釣魚(조어)는 고기를 낚는 것이고, 釣名(조명)은 수단을 부려 명예를 얻는 것이다.

恭(공)은 恭敬(공경)하다 또는 恭遜(공손)하거나 고분고분하다의 뜻이다. 부수이자 뜻을 나타내는 心(심)과 음을 표시하는 共(공)이 합해진 形聲字(형성자)이다. 그런데 음을 표시하는 共(공)도 두 손을 위로 향해 물건을 든 모습의 글자로 恭(공)의 의미와 관련이 깊다. 이렇듯 음을 표시하는 부분도 해당 글자의 뜻과 깊이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한자는 대다수가 형성자이지만 여전히 표의문자의 성격이 짙다.

非(비)는 부정을 나타내며 흔히 ‘아니다’에 해당한다. 원래는 새의 두 날개가 반대로 펼쳐진 모습의 글자로 위배됨을 의미한다. 是非(시비)처럼 그르다는 뜻 외에 非難(비난)하다의 뜻도 있다.

賜(사)는 상으로 준다는 뜻으로 下賜(하사)처럼 임금이나 윗사람이 아래에 내려줌을 뜻한다. 은혜 또는 내려주는 재물을 가리키기도 한다. 厚賜(후사)는 후하게 물건 따위를 줌 또는 남이 준 것을 높여 이르는 말로, 후한 사례인 厚謝(후사)와는 차이가 있다. 賜藥(사약)은 임금이 독약을 내림, 또는 그 독약을 가리킨다. 也(야)는 판단의 어기를 나타낸다.

낚시꾼이 조심스럽게 미끼를 달아 낚시를 드리우고 얌전하게 기다리는 것은 고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의도는 분명하고 그 결과는 한쪽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그렇듯 표면에 보이는 사실 이면에 무서운 의도가 숨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험한 사회에선 公人(공인)에게든 私人(사인)에게든 유혹도 많다. ‘墨者(묵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