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으로 촉발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누리꾼들의 '온라인 대통령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의 집중 방문 및 비난 글 게시 등으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의 미니홈피와 청와대 홈페이지는 일부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MBC는 이날 밤 '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 안전한가'편을 방송하고 미국산 쇠고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Humane Society)의 소 도축 동영상과 인간 광우병(변종 크로이펠트 야곱병·CJD)으로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 여성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MBC는 이어 같은 달 30일 저녁 뉴스에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었을 경우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미국이나 영국인보다 2~3배 더 높다"고 보도했다.
MBC측은 방송에서 "인간에게 존재하는 정상 프리온 유전자는 3가지 종류이며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 광우병 환자 180여명은 모두 MM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특히 한국인의 94%가 MM 형 유전자를 갖고 있어 38% 인 영국사람, 50% 인 미국사람 보다 2, 3배가량 광우병에 걸릴 확률도 높다"고 보도했다.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및 청와대 이 대통령 미니홈피에 비난 여론과 욕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청와대는 29일 밤 이 대통령 미니홈피에서 글을 남기는 기능을 없앴다.
미니홈피 등의 기능이 제한되자 누리꾼들은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기관 홈페이지와 한나라당 주요 인사 미니홈피 등으로 옮겨가 비난 댓글 달기에 나서고 있다.
한 누리꾼이 주도한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에 서명하는 누리꾼도 폭증하고 있다.
한 포털 사이트에 이 누리꾼이 낸 제기한 '국회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네티즌 청원에는 서명자가 줄을 이어 1일 현재 30만 명을 넘어섰다.
이 누리꾼은 "대운하 건설 추진, 영어몰입식 교육 추진,고소영 S라인 인사, 미국산 쇠고기 개방 등을 비난한다"며 "국민들이 대통령 탄핵서를 내자"고 주장했다.
한편 5만여 명이 가입한 다음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카페(http://cafe.daum.net/antimb)는 2일 오후 7시부터 청계천 소라광장에서 '미친 소! 너나 처먹어라'라는 제목으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
"서민들도 저렴하게 소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정부가 '흥분한 서민'들의 비난 여론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