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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나폴레옹 시대로 간 ‘치크리트’

입력 | 2008-05-03 03:00:00


◇ 비밀의 역사, 핑크 카네이션/로렌 윌릭 지음·박현주 옮김/536쪽·1만3800원·이레

치크리트(chick-lit) 소설의 주인공이 현대 독신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시간을 거슬러 커피전문점과 휴대전화, 패션쇼가 없던 시대라고 젊은 여성들의 연애와 취향, 성공을 향한 도전까지 없었을까.

여기서 출발한 미국 뉴욕 출신의 작가 로렌 윌릭은 영국 런던에서 1년간 머무르며 대영 도서관과 공공 기록 보관소의 기록을 뒤졌다.

소설 속 주인공 엘로이즈는 박사 논문을 쓰기 위해 나폴레옹의 침략으로부터 영국을 구해냈다는 스파이 ‘핑크 카네이션’의 정체를 쫓는다. 그러다 한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19세기 여성 에이미의 편지를 읽게 된다. 혁명정부에 의해 처형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한 에이미. 프랑스로 떠난 그녀를 통해 나폴레옹 시대의 로맨스가 발랄하게 펼쳐진다.

“반역이란, 파렴치한 남자가 순진한 아가씨들을 속이고 자신이 지성과 감성을 지닌 남자인 양 믿게 하는 거예요!”

‘반역’이라는 단어를 제외하면 소설 속 애정문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는 헝가리의 남작 부인 오르치가 1950년에 쓴 스파이 모험소설 ‘스칼릿 핌퍼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과단성 있는 여성 주인공, 말괄량이의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