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랑랑별 때때롱/권정생 지음·정승희 그림/200쪽·1만2000원·보리
《‘몽실 언니’ ‘강아지 똥’의 동화작가 권정생(1937∼2007·캐리커처) 선생의 1주기를 맞아 그의 마지막 작품이 출간됐다.
고인은 19세 때 결핵에 걸린 뒤 평생 몸이 불편했지만 ‘가난하고 하찮은 것’으로 여겨진 우리 주변 존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을 꾸준히 써온 작가였다.
‘랑랑별 때때롱’은 2005년 12월∼2007년 2월 고인이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했던 작품.
고인은 지난해 5월 연재를 마치고 이 작품이 단행본으로 나올 때 수록할 머리말을 미리 써놓았지만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 작품은 판타지 동화다. 평범한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한데 어우러져 일상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감동을 전한다.
초등학생 새달이와 동생 마달이는 한밤중에 어디선가 들리는 큰 소리에 잠을 깬다. 알고 보니 북두칠성에서 ‘다섯 걸음 떨어진’ 곳에서 빛나는 조그만 별 랑랑별에 사는 때때롱과 동생 매매롱이 새달이와 마달이를 부르는 소리였다.
새달이 형제가 때때롱 형제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조금씩 알아가던 어느 날. 길을 가던 새달이 형제 앞에 “건넛마을 최 씨 아저씨네 밭갈이 기계만 한 왕잠자리”가 축 늘어져 있다. 깜짝 놀란 새달이 형제에게 왕잠자리가 말한다.
“나쁘다, 나쁘다, 사람들은 나쁘다.”
왕잠자리의 커다란 눈에 눈물까지 주르륵. 이때 어디선가 때때롱 목소리가 들린다.
“랑랑별에서는 농약도 안 치고 쓰레기 안 버린다, 불쌍한 잠자리야 그만 울고 랑랑별에 오너라.”
얼마 뒤 밤에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새달이네 강아지 흰둥이 양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솟는다. 외양간에 있던 누렁이가 슬피 울며 랑랑별에 가고 싶다고 한다. 누렁이가 흰둥이 꼬리를 물고 새달이 마달이가 누렁이 꼬리를 붙잡고…. 어느새 모인 왕잠자리 참개구리 딱정벌레 물고기 모두 흰둥이 누렁이 몸에 찰싹 붙었다.
다 같이 하늘로, 랑랑별로 날아오른다.
이들이 도착한 랑랑별. 알고 보니 500년 전 로봇이 농사짓고, 아기가 기계에서 태어났던 곳이다. 그러다가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고 전깃불도 켜지 않고 농약도 안 쓰고 소박하게 사는 곳이다. 새달이 형제는 때때롱 형제를 만나 무슨 일을 겪을까. 다시 지구로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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