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격포인트 당겼다
2.배짱 키웠다
3.적응력 높였다
두산 김현수(20)가 진화하고 있다. 2일 현재 타율 0.396으로 전체 1위. 4월 한 달 동안에만 0.416을 쳤고, 13연속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타점 7위(20타점), 최다안타 1위(38안타), 출루율 2위(0.478). 게다가 득점권 타율은 0.682로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99경기에서 타율 0.273에 32타점을 올렸던 그 김현수가 아니다.
●앞으로 당긴 타격 포인트
김현수는 그 비결에 대해 “타격 포인트를 좀 더 앞으로 당기면서 좋은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이 들어올 때 이전보다 앞쪽에서 보고 때리면서 안타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김현수는 “내 경우에는 공을 오래 보고 있으면 제대로 칠 수가 없다”면서 “직구든 변화구든 홈플레이트를 지나면서 휘어지기 전에 방망이가 나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지훈련 때부터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했다. 김광림 두산 타격코치는 “그 때부터 타구가 빠르고 질이 좋았다”고 했다. 시즌 초반에는 밸런스가 다소 흔들렸지만 점차 하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첫 10경기 타율이 0.219였던 김현수가 20경기를 치른 후 0.394까지 치솟은 비결이다.
●적극성과 자신감
심리적인 면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에게는 자신감과 적극성 만큼 좋은 무기가 없다. 김광림 코치와 김현수는 나란히 타격폼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타이밍을 찾아가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좀 더 적극적으로 치게 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둑한 배짱은 높은 득점권 타율로 이어졌다. 김현수는 “지난해에도 한번 타이밍이 맞아나가기 시작하면서 점점 타율이 오르기 시작했다.
●빠른 이해와 적응력
김 코치는 “김현수는 무척 영리한 편이라 들은 것을 타석에서 곧바로 응용할 줄 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젊은 선수들은 코치가 설명을 해줘도 타석에 나가면 얼어붙는다. 하지만 현수는 ‘1·2구 안에 어떤 공이 들어올테니 놓치지 말라’고 조언하면 어김없이 그 공을 때려낸다”는 설명이다.
‘옥에 티’는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홈런을 단 한개도 때려내지 못했다. 김현수의 파워를 눈여겨봤던 김경문 감독은 “충분히 파워히터가 될 수 있는 선수라서 투 스트라이크 이전에는 제 스윙을 하라고 주문한다. 하지만 타격 1위에 신경쓰다보니 풀스윙을 하기는 힘든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원래 지난해에도 홈런은 많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테이블세터로 제 몫을 하고 있으니 할 말도 있다. 김현수는 2번 자리에서 타율 0.484(64타수 31안타)를 쳤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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