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디자이너들은 그들만의 룩(Look)을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걸쳐 컬렉션을 발표한다. 이번 시즌에 가장 핫(Hot)한 실루엣은 슬림&박시(상의는 몸에 달라붙고, 하의는 여유가 넘치는 스타일)의 회귀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소린가!
6∼7년 전 부트 컷(나팔) 바지나 와이드 팬츠(통바지)를 입고, 그 바지 단속에 7∼10cm정도 되는 힐을 신으며 한 순간에 훌쩍 커버린 자신을 보며 뿌듯해 했던 기억을 가진 사람이라면 귀가 번쩍 뜨일만한 소식 아닌가?
하지만 너무 서두르지 말자. 자칫 무릎 부분이 너무 붙는 부트 컷 바지를 성급히 꺼내 입었다간 예스럽다는 소리를 듣기 딱 좋으니까….
다시 오는 와이드 팬츠의 정수는 무릎이 붙지 않는 ‘A’라인 형태에 허리 라인이 배꼽 근처까지 오는 하이 웨이스트다. 거기에 상의를 넣어서 넓은 벨트를 겉으로 착용하는 것이다. 이건 개미허리를 가진 이기적인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고, 배둘레햄의 귀여운 허리를 가진 사람이라면 미디가 짧은 와이드 팬츠를 권하고 싶다. 거기에 살짝 박시하지만 짧은 탑을 매치하면 충분히 멋진 실루엣으로 연출할 수 있다.
와이드 팬츠를 입을 때는 나의 슈즈에 맞는 적절한 기장(바지 길이) 감이 중요하다. 높은 슈즈를 신더라도 그 굽 끝이 2cm 정도 보여야 제대로다. 자칫 너무 길게 맞춘다면 신발 벗는 식당이나 장소에서 털이 긴 강아지가 바닥을 끌고 다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니 걸 주의하자.
와이드 팬츠를 멋지게 연출하면 트렌디할 수 있지만 자신이 없다면 그 무드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자.
아직까지 대세는 박시한 상의와 슬림한 팬츠의 매치이기 때문이다,
이걸 어떻게 소화할지 생각해보자. 먼저 실루엣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내가 입었을 때를 상상하자. 그리고 가장 정수에 있는 박시한 탑과 스키니 팬츠의 대세를 나의 체형에 맞게 생각해 나가면 된다.
상의 슬림·하의 박시 ‘유행’
굽끝 2cm는 보여야 멋쟁이
다리의 휜 정도와 굵기에 따라 스키니와 레깅스, 국내 체형을 고려해서 유통되는 보급형 세미 스키니(무릎과 종아리까지만 붙고, 그 밑으로는 조금 여유 있게 떨어지는 핏), 시가렛 팬츠(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핏), 배기 팬츠(힙은 여유 있고, 아래쪽으로는 모아지는 핏)의 순으로 선택한다면 큰 대세에 촌스럽지 않게 대응할 수 있다.
이 실루엣에서 상체가 너무 마르거나, 살이 좀 과하거나, 힙에 권총을 착용한 몸이다 싶으면 상의는 박시한 스타일로 입어라. 상체가 길다면 힙 끝을 살짝 가리는 긴 기장의 티셔츠나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박시한 원피스 형 티셔츠를 매치하면 된다.
명품 등 특정 아이템에 의존하기보다 실루엣을 고려해 옷을 입는다면 누구도 당신에게 돈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다. 오히려 당신의 테이스트에 대해 생각할 뿐…. 엔조이&트라이!
손 형 오
엠폴햄 디자인 실장
본, 닉스 등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패션 콜레보레이터’로 불리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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