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전 2이닝 무실점…위기마다 병살유도‘굿’
LA 다저스 박찬호가 다시 상승세다. 3일(한국시간)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2이닝 무실점으로 쾌투, 최근 5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장은 4도에 불과한데다 바람이 몹시 불어 추운 날씨였다.
박찬호는 4일 현재 17이닝 동안 피안타 19 볼넷 9개로 WHIP(이닝당 안타+볼넷 허용치)가 1.65로 다소 높은 편이다. 홈런과 삼진은 각각 4개씩이다. 구원투수로서는 좋지 않지만 방어율은 2.65로 안정돼 있다.
구원투수의 경우 방어율이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박찬호의 올시즌 등판은 주로 누상에 주자가 없을 때고 이닝을 마치는 터라 자신의 순수 방어율로 볼 수 있다.
방어율이 안정된 이유를 병살플레이 유도로 꼽을 수 있다. 3일 로키스전에서 박찬호는 11-6으로 앞선 8회말 등판하자마자 실점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개럿 앳킨스와 브래드 호프에게 연속으로 좌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다음타자 요빗 토리엘바를 3루 병살타구로 처리해 무실점 발판을 마련했다. 9회에는 3타자 연속으로 범타처리했다.
현재 17이닝을 던지는 동안 더블플레이 유도가 4개다.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136.2이닝을 던졌을 때 더블플레이 유도가 9개에 불과했다. 투구내용이 살얼음 수준이면서도 방어율이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위는 전성기 때가 아니지만 위기관리능력은 예전 다저스 시절을 방불케 하고 있다. 박찬호는 다저스 때 실점 위기를 병살타와 삼진으로 처리했었다. 더블플레이 유도는 두가지 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위기관리능력과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박찬호 투구내용은 완벽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재기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괄목할 만한 점들을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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