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분위기 한껏 내고 남았다면…‘와인의 재발견’

입력 | 2008-05-07 02:54:00


《주부 신성주(30·서울 서초구 반포동) 씨는 와인 마시는 것을 즐긴다. 아직 신혼인 그는 저녁 때 남편과 와인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푼다. 그런데 와인을 개봉해 마시고 난 후 남으면 고민이다. 다른 술과는 달리 와인은 남으면 처치 곤란일 때가 많다. 남은 와인을 다시 마시면 신맛이 나고 배탈이 나기도 쉽다. 와인은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 현상을 일으킨다. 와인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버리기는 아깝다. 장재권 청강문화산업대 식품과학과 교수는 “와인은 피부 미용과 세정 기능도 뛰어나다”면서 “남은 와인은 버리지 말고 가정에서 다용도로 활용하라”고 말했다. 가족 행사가 많은 5월. 와인으로 한껏 분위기를 내고 남았을 경우 그 활용법을 알아보자. 》

[1] 목욕할 때

피로해소 효과… 피부 생성 촉진도

○ 와인으로 피부에 영양을 줘요

와인은 클레오파트라가 목욕하는 데 사용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피부 미용 기능이 뛰어나다.

포도의 폴리페놀 성분은 각질을 제거하고 피부 생성을 촉진한다. 남은 와인은 각질제거제(스크럽제), 팩, 목욕제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크럽제로 사용할 때는 거즈에 와인을 적셔 얼굴에 덮는다. 화장솜을 와인에 적셔 15∼20분 동안 거즈 위를 두드린다. 거즈가 마르면 떼어내고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는다.

팩을 만들 때는 와인에 꿀, 레몬을 넣어 얼굴에 펴 바르면 된다. 15∼20분 후 미지근한 물로 씻어내고 화장수, 영양크림으로 마무리한다.

욕조에 와인을 섞어 목욕하면 피로를 푸는 데 좋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 와인 4, 5컵을 섞은 다음 5∼10분 몸을 담갔다가 밖으로 나와 5분 동안 휴식을 취한다. 같은 동작을 3회 정도 반복한다.

“남은 와인을 이용한 스크럽제와 팩은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변질될 수 있다”면서 “냉장고나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며 가급적 단기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 빨래할 때

떫은맛 내는 ‘타닌’ 성분 기름때 제거

○ 빨래 헹굴 때 몇 방울 떨어뜨려줘요

와인은 세정 기능이 있기 때문에 천연 세제로도 이용할 수 있다.

와인 특유의 떫은맛을 내는 성분인 타닌은 기름때를 제거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세제로 사용할 경우 신체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기 때문에 개봉한 지 오래된 와인도 사용할 수 있다.

마른 행주에 와인을 묻혀 기름때가 끼기 쉬운 가스레인지 주변을 닦아주면 말끔해진다. 개미나 벌레 등이 낄 수 있으니 닦은 후에는 젖은 행주로 다시 한 번 마무리를 해 준다.

와인은 살균 기능도 있다. 빨래를 마지막으로 헹굴 때 와인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삶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흰색 옷을 헹굴 때는 레드와인보다는 화이트와인이 좋다.

유리를 닦을 때는 더운 물 0.5L에 화이트와인과 식초를 4 대 1의 비율로 섞어서 사용하면 유리 세정제 대용으로 쓸 수 있다.

[3] 요리할 때

새콤달콤 와인식초 샐러드에 ‘딱’

○ 달콤새콤한 와인식초 만들어요

남은 와인을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고기를 재울 때 넣는 것이다.

‘와인 삼겹살’이 유행일 정도로 와인은 고기 냄새를 없애주고 육질을 연하게 해주는 기능이 뛰어나다. 여기에 와인 특유의 향까지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와 쇠고기에는 레드와인, 닭고기에는 화이트와인을 많이 사용한다. 고기가 약간 잠길 정도로 와인을 붓고 30분 정도 재운다. 기호에 따라 허브 생강 등을 추가해도 좋다.

남은 와인으로 와인식초도 만들 수 있다. 올리브유와 섞어 빵을 찍어 먹거나 샐러드 위에 뿌려주면 새콤한 맛을 낸다. 단맛이 강한 와인보다 드라이한 와인이 와인식초용으로 좋다.

▽만드는 법: ① 유리병에 와인과 물을 2 대 1의 비율로 섞는다. ② 병 입구를 거즈로 덮고 고무줄로 묶어 준다. ③ 병을 따뜻한 곳에 2개월 정도 보관하면 알코올 성분은 날아가고 식초로 변한다. ④ 내용물을 커피 필터나 무명천에 걸러 와인처럼 서늘한 곳에 보관하며 사용한다.

남은 와인은 ‘샹그리아’를 만들 때도 쓰인다. 샹그리아는 레드와인에 각종 과일을 섞은 칵테일로 유럽에서 여름철 식전주로 즐겨 마신다.

▽만드는 법: ① 오렌지를 0.7∼0.8cm 두께로 썬다. ② 그릇에 ①을 넣고 와인을 붓는다. 와인 분량의 절반만큼 오렌지주스를 넣는다. ③ ②를 와인 잔에 붓고 얼음을 넣는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