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교 운동장에서 초등학교 총동문회 주최로 체육대회가 열렸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선후배 동문들을 만나 즐거운 한때를 보낼 생각에 시골 고향마을의 모교를 찾았다.
그런데 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내빈으로 참석한 지역 인사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그 사람들이 축사까지 길게 하는 바람에 참석한 동문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모교의 교장선생님과 각 마을 향우회장은 그렇다고 해도 시골 지역 면장과 우체국장, 군의회 의장, 의원 등 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단상을 차지한 모습에 기분이 씁쓸했다.
시골 초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는 동문과 인근 지역 마을 주민들의 축제다. 만나서 반가운 사람들끼리 화합을 다지는 자리인데, 지역 인사들이 얼굴 알리는 모양새의 개회식은 적절하지 않다. 지역 인사들을 초대하고 축사를 하게 하는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김영목 주부·부산 금정구 금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