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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구지하철 10주년대구와 경북을 잇는 가교

입력 | 2008-05-09 07:41:00


경산 연장공사 착착 “경주까지 달렸으면”

“빈틈없이 완벽하게 용접을 해야죠. 용접만큼은 자신 있고요.”

8일 경북 경산시 임당동 대구지하철 2호선 경산 연장구간의 임당역 공사장. 지하 30m까지 내려갈 철골을 연결하는 용접 작업을 하던 조충제(53·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대구지하철이 경산까지 연결되는 현장이어서 더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조 씨의 용접 경력은 30년. 기존 대구지하철 1, 2호선에도 그가 용접한 철골이 사용됐다.

대구지하철 2호선은 이제 대구의 경계를 넘어 경북까지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지하철이 대구와 경북을 ‘한동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경산 구간은 대구 수성구 사월역∼경산의 영남대역까지 3.33km에 불과하지만 지하철로 대구와 경북이 연결된다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사업비 2388억 원 가운데 국비 60%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구시와 경북도, 경산시가 함께 부담한다. 정부는 3개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잡고 지하철을 추진하자 ‘지자체의 모범 상생 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하철 3km’ 연장의 효과는 아주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학도시’인 경산의 13개 대학 학생 및 교직원 12만 명, 1600개 업체 직원들의 통학이나 통근 불편이 확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구 수성구에서 경산을 연결하는 도로는 상습 정체구간일 정도로 교통량이 많다.

경산시는 2012년을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경산의 도시 그림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경산시는 개통과 함께 역사 주변에 180만 m²의 택지를 조성하는 한편 250만 m² 규모의 공단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구간이 완성되면 영남대역에서 경산시 하양읍까지 12.3km, 1호선 대구 종점역인 안심역에서 하양읍까지 8.7km 구간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경북 영천시와 경주시 안강읍까지 대구지하철을 잇는 구상도 나오고 있다.

경산시 한정근 도시과장은 “2호선 연장과 함께 1호선이 하양읍까지 빨리 연장될 수 있도록 타당성 검토 등 행정절차를 추진하기 위해 조만간 국토해양부에 투자 및 융자 사업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양읍에 있는 대구가톨릭대의 학생과 교직원, 주민 500명은 1일 ‘우리가 달린 만큼 지하철 연장을!’을 외치며 마라톤대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우리가 달린 만큼 대구지하철 1호선을 연장해 달라”며 “하양에 지하철이 연결되는 우리의 염원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산 연장 공사는 지난해 8월 무더위 속에서 시작했다. 개통 예정 시기는 2012년 8월 말.

현재 공정은 10% 선. 이달까지 철강판으로 도로를 덮고 지하터널을 뚫는 공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땅속 작업에 들어간다. 올해 말까지 2.8km가량의 지하터널을 완공할 계획이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 박재순 공사팀장은 “지하철 공사가 계획대로 추진되는 데는 국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첫 단추를 잘 끼운 3개 지자체가 힘을 모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최고의 기술로 완벽한 구간 만들것”▼

2호선 연장 공사 총괄 김용하 차장

“지하철 공사 현장은 기술자들이 무척 꺼립니다. 남다른 사명감으로 무장해야 버틸 수 있죠.”

대구지하철 2호선 경산 연장구간 공사를 총괄하는 대우건설 토목사업부 김용하(43) 차장은 8일 “지하철 공사장은 한순간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는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91년 영남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구지하철 1, 2호선 공사에 참여한 뒤 경산 연장구간에는 지난해 2월 설계 때부터 참여했다.

그는 “다음 달부터 기술자 300여 명이 투입돼 지하에서 공사가 시작되면 모두 바짝 긴장할 것”이라며 “최고의 기술로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구간이 되도록 할 각오”라고 밝혔다.

그는 안전모를 2개월에 하나씩 새것으로 바꾼다. 좁은 지하터널에 온갖 구조물이 설치되면 머리마저 마음대로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안전모가 자주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는 “지하철 공사는 자신이 있지만 1995년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발생한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 이후 지하 공사 때면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여름철에는 도로에 덮은 복공판 밑의 작업장 온도는 섭씨 40∼50도나 된다”며 “‘혹시 매몰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공사로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시민들이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