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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교조는 학부모 교육권 짓밟을 권리 없다

입력 | 2008-05-12 03:01:00


학부모는 자녀 교육의 책임과 의무를 지닌 교육권의 주체인 동시에 학교를 선택하고 공교육의 예산과 수업료를 부담하는 교육의 수요자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의 정책 결정이나 일선 학교의 운영에서 학부모의 교육권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의 권익투쟁이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현실에서 대법원이 잇따라 학부모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려 고무적이다.

대법원은 최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의 부적격(不適格) 교사 명단발표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교사의 적격 여부는 학부모의 큰 관심사다. 2004년 학사모가 발표한 부적격 교사 61명은 능력과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를 폭행하거나 교실 내 폭력을 방관하고 뇌물수수나 무단결근을 일삼는 교사들도 들어 있었다. 그런데도 명단에 포함된 전교조 교사 46명은 반성하기는커녕 명단발표 행위가 명예훼손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訴)제기의 배후에 전교조가 조직적으로 개입했음은 물론이다.

대법원은 ‘부적격 교사 선별은 다수의 이익에 관련된 사항으로 객관적인 공적 관심사안’이라며 학부모와 학생이 부적격 교사를 가려낼 권리를 인정했다. 학사모는 전교조에 비해 조직력과 자금력이 취약한 어려움 속에서도 4년간 힘든 소송을 진행했다. 교육현장을 바로잡겠다는 투철한 사명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현장은 교사와 교육당국이 주인 노릇을 하고, 학부모들의 참여는 부당한 간섭으로 인식되기 일쑤다. 학부모와 주민이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진국과는 대조적이다.

대법원은 작년에도 S여상 전교조 교사들이 집회 시위를 벌이면서 수업을 거부한 것은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전교조는 교사의 권익 주장이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함을 깨달아야 한다.

대법원 판결 직후 학사모 사무실에 컴퓨터를 비롯한 사무기기를 5000만 원어치가량 보내준 학부모가 있었다. 다른 학부모들도 일부 전교조 교사의 전횡에 맞서 값진 승리를 이룩한 학사모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