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년 연속 리그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성은 11일(한국시간) JJB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200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위건 에슬래틱과의 경기에 선발출전, 67분을 소화하며 팀의 1-0 승리를 뒷받침했다. 이로써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우승 당시 아쉬움을 남겼던 박지성은 올 시즌 또 다시 특급 활약을 펼치며 맨유의 2연패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그라운드에 복귀했던 박지성은 올 시즌 리그 12경기(선발 8번, 교체 4번)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고, ‘박지성 선발출전=맨유 불패’공식도 27경기(25승 2무)째 이어가게 됐다.
이날 그라운드에는 맨유의 우승을 미리 축하라도 하듯 반가운(?) 봄비가 내렸다. 박지성 역시 유니폼과 머리가 흔 건히 젖은 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우승에 대한 뜨거운 집념을 불태웠다. 4-4-2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박지성은 후반 22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되기 전까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자신의 100% 기량을 발휘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포지션 스위치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고, 적극 수비에도 가담해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등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이후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벤치에 있던 박지성은 그라운드로 나와 팀 동료들과 얼싸 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위치에서 누리는 환희였다.
한편 두 팀의 경기는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친 맨유의 압승이었다.
선취골은 맨유의 몫이었다. 전반 32분 문전 혼전 중 위건의 수비수가 쇄도하던 웨인 루니에게 백태클을 범했고,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후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침착하게 골키퍼 반대방향으로 킥을 성공시켜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이번 골로 올 시즌 리그 34경기 출전해 31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2위 셰이 아데바요르(24골)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득점왕에 등극했다. 무엇보다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어로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 빛을 발했다.
1-0으로 전반을 앞선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호날두의 무회전 프리킥으로 상대를 더욱 몰아 부쳤다.
후반 10분 루니의 돌파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기세를 올린 맨유는 후반 35분 추가골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돌파를 시도하던 루니가 문전 앞에 기다리고 있던 긱스에게 절묘한 스루 패스를 연결, 긱스가 가볍게 밀어 넣었다.
이날 긱스는 맨유 소속으로 최다 출장 기록(758경기)을 세운 역사적인 경기에서 골까지 터뜨렸고, 리그 우승까지 †1석3조†의 기쁨을 누렸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