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입국’ 의혹 김경준씨 작년 송환前
檢 “접촉인사 1, 2명뿐이겠나”
김경준(42·수감 중) 씨의 ‘기획입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는 지난해 11월 김 씨의 국내 송환 전 김 씨의 가족이 한국의 정치인 등과 통화한 기록을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 본보 9일자 A2면 참조
김경준씨 아내 이보라씨 최근 귀국
▶ 본보 10일자 A1면 참조
김경준 ‘기획입국’ 관련 압수수색
▶ 본보 10일자 A13면 참조
내달 공소시효 끝나… 수사 잰걸음
검찰 관계자는 “해외 통화 기록이어서 검찰이 압수수색 등을 통해 입수할 수가 없는 자료”라며 “최근 자진 귀국한 김 씨의 아내 이보라 씨가 6개월∼1년치의 통화 기록을 자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제출한 기록에는 김 씨가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인신보호 청원 항소심을 취하하고, 국내 송환을 결정할 때를 전후해 이 씨와 김 씨의 누나 에리카 김 씨 등이 국내 정치권 인사와 통화한 횟수와 시간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김 씨와 접촉한) 정치인이 1, 2명뿐이겠는가”라고 말해 통화 기록에 여야 정치권 인사가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씨의 귀국을 전후해 김 씨가 그동안의 진술 태도를 바꿔 주가조작과 횡령 혐의 등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내가 투자자문회사 BBK의 지분을 100% 갖고 있으며, 이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자라는 내용의 한글 이면계약서도 내가 위조했다”는 취지의 자술서까지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李대통령, 김경준씨 상대 제기
100억대 투자금 반환訴 취하▼
이명박 대통령이 ‘BBK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를 상대로 2004년 제기한 LKe뱅크 투자금 반환소송을 최근 취하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의 소송대리인인 김백준 대통령총무비서관이 지난달 중순 소송 취하 신청을 냈으며, 미국 현지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00년 투자자문사 BBK 대표였던 김 씨와 금융업체인 LKe뱅크를 공동 설립했으나 김 씨의 펀드운용 보고서 허위 작성 등 불법사실이 드러나자 대표이사직을 사직하고 2004년 미국으로 도피한 김 씨를 상대로 총 100억 원대 규모의 투자금 반환 및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