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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아이콘]클래식한 선글라스를 낀 그 남자의 멋

입력 | 2008-05-16 03:03:00


얼마 전 호텔 로비에서 너무나 멋진 남성을 봤다. 정갈하면서도 세련된 푸른색 셔츠를 넥타이 없이 단추 하나만 풀고 감색 블레이저에 회색 바지를 입은 그는 클래식한 레이밴 스타일의 뿔테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보기 좋게 커트된 헤어스타일과 그에게서 풍기는 머스크 향이 매력적이어서 쉴 새 없이 그를 훔쳐봤다. 나는 얼굴을 반쯤 가릴 정도의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남자의 눈이 보고 싶다고 생각될 즈음 갑자기 그가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런데 선글라스 하나로 사람이 갑자기 180도로 변했다. 며칠 전에 쌍꺼풀 수술을 한 듯 부리부리한 눈 바로 옆에는 수박씨만큼 커다란 점이 있었다.

타고난 그의 모습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선글라스를 끼지 않았다면 나 혼자 상상의 날개는 펴지 않았을 것이다.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는 최근 때와 장소 구분 없이 스타일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최고의 아이템이 됐다. 린제이 로한, 패리스 힐턴은 물론 브래드 피트와 같은 남자 배우들조차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의 렌즈에 포착된다.

얼굴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선글라스 하나만으로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방송을 보면 MC몽은 선글라스를 재미있게 착용하면서 자신을 확실하게 표현한다. 그는 색상이 강렬한 티셔츠나 스니커즈를 신을 때 선글라스도 같은 색으로 맞춘다. 그의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색상이 강렬한 복고풍 선글라스는 그만의 확실한 스타일을 만들어줬다.

이번 봄, 여름의 유행이기도 한 복고 스타일은 선글라스 또한 예외가 아닌 듯하다. 재클린 케네디나 엘비스 프레슬리가 연상되는 커다란 뿔테 선글라스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이즈가 크거나 사각 모양의 선글라스는 다양한 색상의 플라스틱 프레임으로 선보인다.

예전과 달리 다리와 프레임 색상이 다르게 매치되거나 혹은 프레임의 안쪽과 겉이 다른 색상으로 매치된 팝아트적인 선글라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재클린 케네디가 즐겨 착용하던 커다란 버그 아이(Bug Eye·곤충의 눈을 닮아서 붙은 이름), 스포티한 고글, 비행기 조종사가 착용할 것 같은 보잉 스타일 등이 클래식한 분위기로 선보였다.

선글라스는 자신의 얼굴형과 반대되는 것을 착용하면 좋다. 얼굴이 동그랗거나 계란형인 사람은 사각 프레임이 어울리고 역삼각형인 사람은 보잉 스타일의 삼각형 모양이 어울린다.

이번 여름 클래식한 선글라스로 알랭 들롱과 같은 멋진 모습을 연출하면 어떨까. 당신을 곁눈질로 훔쳐보는 여자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서은영 패션 스타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