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중심에서 나를 찾다/박진생 지음·해냄
《“거듭 이야기하지만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의 마음뿐 아니라 상대방의 문제 또한 잘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 성격상의 장점과 약점, 성장 배경과 마음속의 상처 등이 뭔지를 평소에 잘 알아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대를 파악해야 한다.”》
나를 알아야 그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다
인생에서 우리는 종종 잘못된 길에 들어서거나 갈림길에 선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친절하게 그럴 때마다 누군가 올바른 길을 알려주면 좋으련만 삶은 그렇지 않다.
사랑의 상대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은 인생의 수많은 선택 가운데서도 특히 중요하고 어렵다. 작은 물건 하나도 잘못 고르면 후회되는 게 우리네 마음인데 잘못된 사랑, 그리고 결혼은 교환도 환불도 되질 않고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사랑의 중심에서 나를 찾다’는 사랑과 결혼으로 상처받고 좌절하는 이들에게 친절한 책이다. 특히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거나 잘못된 사랑으로 힘겨워하는 여성들이 읽을 만하다. 왜 한 개인이 잘못된 사랑을 선택하게 되는지, 혹은 행복하고 건강한 사랑의 길은 어떻게 찾는지 저자가 수많은 커플과 부부 상담을 통해 터득한 지혜를 소개한다. 간간이 들려주는, 첫사랑에 상처입고 그 상처를 치유하며 결혼한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저자는 사랑하기 전에 자신과 파트너의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을 알아보길 권한다. 여기서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이란 어린 시절 부모 선생님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에서 다친 감정이 일종의 한(恨)으로 마음에 뿌리를 내린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감정은 현재의 삶에 다양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랑에 빠지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을 파악하는 일은 두 사람에게 내재한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종의 ‘성격 궁합’을 맞춰 보는 일인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이와 관련한 저자의 풍부하고 생생한 상담 사례들이다. 한 이성에게 집착하는 이, 헤어진 사람을 잊지 못하고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이, 첫사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 이상하게 자신보다 못난 상대만 선택하는 이, 불륜에 탐닉하거나 외국인만 만나는 이 등 다양한 연애 사례를 소개한다. 단순히 소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을 꼼꼼히 살펴 그것이 어떻게 현재와 연결되는지도 보여준다.
사례에 등장하는 이들은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며 한숨짓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마치 소설을 읽듯이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간의 마음, 그리고 인생에 대한 지혜의 눈이 열리는 기분이 든다. 이전엔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의 행동과 상대방의 행동에 감춰진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추가로 이 책은 자신에게 잘 맞는 배우자를 고르는 열다섯 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큰 줄거리만 얘기하면 자기 스스로 충분히 성숙함으로써 부모로부터 독립되며, 자아를 존중하고 내면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남녀관계에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친구관계, 직장 내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인생은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니까.
김현숙 인천 마음과 마음 정신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