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세계의 눈/스인훙]中, 주변국과 더 친하게 지내라

입력 | 2008-05-16 03:03:00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시작한 후 대서양 양안에 과거에는 보기 드문 긴장감이 돌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은 정치적 경제적 거리를 다시 좁혀가고 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취임 이후 줄곧 친미 외교정책을 펴고 있고, 프랑스도 지난해 정부가 바뀐 이후 친미로의 변화가 뚜렷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20여 년 전 탈퇴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영국의 경우 토니 블레어 정부 말기 영국이 이라크전쟁에 적극 참여한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고든 브라운 총리는 4월 중순 미국을 방문해 양국 간 특수관계의 회복을 주창했다. 유럽연합(EU) 주요 국가는 이라크전쟁에 관한 미국과의 견해차를 좁혀가고 있는 듯하다.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면에서 EU와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태도나 정책이 붕어빵처럼 같다.

미국도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지구변화 문제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바꿨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유럽을 대하는 태도는 몇 년 전에 비하면 완전히 달라졌다. EU와의 관계나 다자외교를 중시하는 민주당이 2009년 백악관을 차지하면 미국의 유럽과의 관계 개선 및 강화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긴장관계에 있을 때 중국과 유럽 간 관계는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유럽 관계가 중요 분야에서 상당히 소원해지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특히 두 가지가 크게 주목할 만하다. 먼저 메르켈 총리가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만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힘으로써 중국과 독일은 상당히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그의 각료들도 티베트 문제를 놓고 중국을 압박하고, 봉송 중이던 베이징(北京) 올림픽 성화는 파리에서 전례 없는 수난을 당했다.

미국과 유럽이 가까워지는 반면 중국과 유럽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제 정세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국지적으로 정치적 전략적인 측면에서 중국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특히 동북아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먼저 지난해 이후 조성되고 있는 중-일 관계 개선 분위기를 더욱 띄워야 한다. 북한과는 지난 2년여 동안 어려운 국면이었지만 북한이 최소한 중국에 우호적인 태도는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영향력을 갖고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중 관계의 경우 최근 양국 간에 의심과 원망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양국 간 정치적 관계에 실재하거나 잠재된 부정적인 요소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양국 간 중요 쟁점이나 마찰 의혹 등을 정확히 처리하고 상호 우호협력의 폭을 넓혀야 한다. 한중 관계가 제대로 되는지는 중국의 주변국과의 외교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라고도 말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세계의 풍운이 어떻게 바뀌든 중국은 먼저 문 앞(주변국)의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 가까운 주변국이야말로 중국이 진정으로 오랫동안 번영하는 데 가장 먼저 필요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