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음반시장인 일본에서도 ‘온라인 음원 내려받기(다운로드)’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CD를 구입하는 대신 휴대전화나 PC를 통해 곡을 내려받은 뒤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일본에선 최근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멀티미디어 재생기기에 대한 저작권료 부과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CD는 밀리고…음원 내려받기는 뜨고=일본 레코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생산된 CD는 모두 2억6034만여 장. 4억5717만여 장에 달하던 1998년과 비교하면 10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일본음악 CD의 경우 같은 기간 3억6388만여 장에서 1억9812만여 장으로 줄어 해외음악 CD보다 감소 폭이 컸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음반도 1998년엔 48장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3장에 불과했다.
통신업체 KDDI 음원 다운로드 건수 2004년 11월 19일서비스 개시2005년 1월 5일100만 건 2월 5일200만 건 3월 1일300만 건 3월 17일400만 건 4월 3일500만 건 6월 15일1000만 건 9월 28일2000만 건 12월 28일3000만 건2006년 5월 20일5000만 건2007년 2월 15일1억 건 10월 2일1억5000만 건2008년 5월 3일2억 건 자료: KDDI
반면 온라인에서 음원을 내려받는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통신업체인 KDDI는 3일 이 회사가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을 통해 제공한 음원 내려받기 건수가 2억 건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1억 건 돌파는 서비스가 시작된 지 2년 3개월 만이었으나 2억 건 돌파는 1억 건을 넘긴 뒤 불과 7개월 만이다. 그만큼 음원 내려받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팟에 저작권료 부과 추진=일본 레코드협회 등의 조사 결과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1인당 음악파일 교환 건수는 2002년 83.8건에서 지난해 112.4건으로 늘었다. 협회 측은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불법 내려받기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일본 문화청은 아이팟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기에 대한 저작권료 부과를 추진할 예정라고 아사히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저작권료 부과 대상 기기엔 아이팟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리코더 등이 포함됐다.
관련 기기 제조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일본 기록미디어공업회의 이다 미치아키(井田倫明) 씨는 “저작권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지만 문화청이 주장하는 근거가 모호해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저작권료가 제품 가격에 포함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