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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시력1.0’ 지키기]⑨세계 각국 시력보호 노력

입력 | 2008-05-16 03:14:00


싱가포르, 국가차원 ‘30분 - 5분 캠페인’

캐나다의 초등학교 6학년 학급의 단체사진. 33명의 학생 중 1명만 안경을 쓰고 있다.

한국의 초등학교 6학년 학급 단체사진에서는 33명 중 안경을 쓰고 있는 학생이 17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성장기 아이들의 시력이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정부가 시력 보호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하는 점도 중요하다.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어린이의 눈이 유해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국가적 차원에서 시력 보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안과 검진을 의무화하고, 학교에서 눈의 피로를 푸는 마사지 법을 가르쳐 주는 등 다양한 근시 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눈 돌보기 주간’ 등 실천=싱가포르는 시력 보호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는 나라다. 2001년 ‘국가 근시 예방 프로그램(National Myopia Prevention Program)’을 만든 데 이어 2004년부터 ‘눈 돌보기 주간(Eye Care Week)’을 지정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천하고 있다.

‘비전 브레이크(Vision Break)’ 캠페인은 30분 동안 TV 시청, 컴퓨터 사용, 독서 등을 한 후에는 5분간 눈을 쉬게 해 주자는 것이다. 체조, 노래, 게임 등 휴식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적힌 회전카드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후 카드를 회전시키다가 멈춘 곳의 활동을 하도록 해서 흥미를 유발시킨다.

또 책은 30cm, 컴퓨터는 50cm, TV는 2m 이상 떨어져 보는지 재볼 수 있는 자를 나눠주고 시력보호 팸플릿과 가이드북을 공공장소에 비치해 둔다.

교민 김민주(47·여) 씨는 “싱가포르 정부는 버스·지하철·신문 광고 등을 통해 시력 보호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지방의회도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시력 보호 운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과목 정규 교육에 포함=유럽 국가들은 이른 나이부터 안과 검진을 실시해 눈의 이상 여부를 가려낸다. 검진에 드는 비용은 국가가 지원한다.

핀란드에서는 1세 미만 어린이는 4회 안과검진을 받게 하고, 이후부터는 연 1회 검진을 받도록 한다. 3, 4세 어린이의 안과 검진율은 70∼80%에 이른다.

스웨덴의 경우 4세 미만 어린이는 아동건강센터(Child Health Centers)에서 연 5회 이상 안구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시력이 나쁜 학생들은 ‘근시학교(Low-vision School)’에서 일일 재활훈련을 통해 시력이 더 악화되지 않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미국은 시력 관련 기업의 자발적인 협조가 두드러진다.

월마트가 매장 내에서 운영하는 직영 안경점들은 지역 학교와 손잡고 어린이들에게 무료 시력 검진과 안경을 제공한다. 봉사단체 라이온스클럽은 지역별로 불우가정 어린이들을 선정해 대형 안경 체인 렌즈크래프터스에서 무료 검진을 받고 안경을 맞춰 쓸 수 있는 쿠폰을 나눠준다.

일본은 초등학교부터 시력 보호를 체육과목의 정규 교육 내용에 포함시키고 있다. 1988년 1.5∼6세 어린이는 매년 안과 검진을 받도록 법령화한 데 이어 1991년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어린이 건강 검진과 동시에 시력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학교에서 오전과 오후 5∼15분 눈 체조 시간을 가진다.

이미자 한국실명재단 어린이시력 검진사업 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실명예방협회는 ‘비전2020: 볼 권리(VISION 2020: The Right to Sight)’ 운동을 통해 실명 예방과 시력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성장기 어린이들의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눈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세계 각국의 아동 시력보호 활동 사례  싱가포르‘비전 브레이크’ 운동 전개. 30분마다 한 번씩 5분 동안 눈 휴식활동 장려중국학교에서 오전과 오후 5∼15분 눈 체조 실시일본초등학교 체육 과목에서 시력보호 교육 핀란드1세 미만 4회, 이후부터 연 1회 안과검진 의무화스웨덴‘근시학교’에서 일일 시력재활 훈련 교육미국어린이 시력 보호를 위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 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