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의 선발 복귀를 가능하게 한 건 ‘허리의 힘’이다.
LA 다저스 박찬호가 조 토리 감독으로부터 5선발 통보를 받았다. 토리 감독은 예상대로 경험이 풍부한 박찬호를 18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인터리그 LA 에인절스전에 선발로 발표했다.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차전이 진행될 때까지 다저스의 게임노트에는 18일 선발이 확정되지 않았었다.
이로써 박찬호는 지난 해 5월1일 뉴욕 메츠 소속으로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등판한 뒤 1년 만에 빅리그 선발로 복귀하게 됐다.
올시즌 박찬호의 최근 투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게 구속이다. 평균 147km(92마일)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빠른 볼은 152km(95마일)까지 측정됐다. 8일 뉴욕 메츠전에서 3이닝 퍼펙트 피칭 때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직구가 152km로 측정된 바 있다. 더구나 직구의 구속이 147km 안팎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팬들을 실망시켰던 직구의 구속은 어디서부터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을까. 박찬호가 말하는 구속 회복의 실체는 바로 허리 강화에서 비롯됐다.
박찬호는 “예전부터 허리가 좋지 않아 오프시즌에 항상 하체운동에 주력했다. 하체운동은 워낙 많이 해서 좋은데 허리가 받쳐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에는 허리 강화운동을 본격적으로 했다.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스쿼트(역기를 어깨에 걸치고 앉았다 일서섰다 하는 동작)를 300파운드까지 들어 올렸다. 처음이다. 허리가 받쳐 주면서 볼을 던질 때 매우 편안했다”며 구속 회복의 실체를 털어 놓았다.
실제 박찬호는 최근 몇년 사이 볼을 밀어서 던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타점 높은 데서 볼을 뿌리고 있다. 스스로 말했 듯이 강력한 하체를 바탕으로 강화된 허리가 이를 받쳐주자 150km에 육박하는 구속을 잇달아 전광판에 찍고 있는 것이다. 현재 12경기에 등판해 1승 방어율 2.16을 마크하고 있는 박찬호는 다저스 전성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구위가 회복돼 있다.
직구 스피드가 147, 148km를 유지하는데다 투심패스트볼은 땅볼을 유도하고 있고, 슬라이더는 각이 예리해지면서 플라이볼로 타자를 처리하고 있다. 한편 박찬호를 5선발로 발탁한 토리 감독은 “우리는 그의 구위나 자신감이라면 불펜에서 잘 적응할 것으로 판단했다. 시간이 걸렸지만 게임이 진행되면서 쟁취를 한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찬호와 맞붙을 에인절스 선발은 올시즌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 우완 어르빈 산타나(26)다. 6승 무패에 방어율 2.63을 기록하고 있는 강적이다. 에인절스타디움에서 1년만에 선발로 나서는 박찬호의 투구내용이 어떨지 기다려진다.
LA= 문상열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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