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이 두절됐다가 중국 군경에 발견돼 16일 구조된 한국인 유학생 5명은 지진 발생 당시 진앙지인 원촨(汶川) 현에서 90km 떨어진 워룽(臥龍) 자연보호구에서 관광을 하고 있었다. 이들 중 안형준 씨는 지진 때 부상을 입어 다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긴급 구조인력이 이날 이들을 발견한 뒤 임업청의 신원 확인을 거쳐 오전 8시30분 한국정부에 이들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5명은 중국 임업청 헬기로 현재 안전한 장소로 옮겨졌으며 한국영사관이 있는 청두(成都)로 수송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 중 안형준 씨와 손혜경 씨는 구조된 뒤 위성전화로 가족들과 통화했다. 가족들은 이들이 탈진해서인지 통화는 채 1분도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형준 씨의 어머니 홍영실 씨는 안 씨가 "나 살아남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시라. 아버지 어머니는 몸이 괜찮으신가. 약간 아프다. 곧 한국에 가겠다"라고 말했다며 "한국에 언제 오는 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안 씨의 아버지 안종옥 씨는 아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모두 지쳐있다. 건강은 괜찮은 편이고 한국영사관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 헬기에서 내리면 병원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혜경 씨의 아버지 손익태 씨도 "오후 1시 쯤 통화했는데 '아빠 나 괜찮아요' 정도 밖에 말을 못하더라. 어디로 이송 중이라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안 씨와 손 씨가 유학 전 재학하던 부산외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쓰촨성 워룽현에서 무너진 건물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씨와 손씨는 텐진외대 유학생인 백준호, 김동희, 김소라 씨 등과 함께 쓰촨성의 주자이거우(九寨溝) 일대를 여행하다 10일 밤 친구와 가족들에게 연락한 데 이어 12일 새벽 2시 행선지를 옮긴다고 다시 연락한 뒤 소식이 끊겼다.
한편 주중 청두 총영사관이 유학생 5명의 연락두절 신고를 받고 소재파악을 시작한 뒤에도 대외적으로는 "교민과 관광객의 피해상황을 점검한 결과 특별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되풀이해 밝힌 사실이 알려져 사태 축소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 직후 유학생 5명에 대한 연락두절 신고가 영사콜센터를 통해 접수됐고 청두총영사관은 14일 낮부터 소재파악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영사관은 이후에도 줄곧 "교민과 관광객의 피해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베이촨=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부산=윤희각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