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에도 강한 ‘여진’
중국 쓰촨(四川) 성 대지진의 생존자 구출 및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이번 참사가 몰고 올 경제 측면에서의 ‘후폭풍’에 중국 전체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쓰촨 성에서만 410만 채 이상의 가옥이 붕괴되거나 파괴되고 도로와 교량 파괴도 심각하다. 이재민을 비롯한 직접 피해자도 1000만 명이 넘는다.
○ 손실 200억 달러… GDP 영향은 논란
손해사정 전문기업인 AIR 월드와이드는 14일 이번 참사로 인한 재산 피해가 20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IR는 이번 피해지역이 최근 500년 동안 리히터 규모 7.8 이상의 대형 지진이 8번 이상 발생한 지진 취약 지역이자 중국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신(中信)증권은 지진 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지진으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폭이 당초 전망치보다 0.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싱다오환추(星島還球)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중신증권은 전국 GDP의 4.2%를 차지하는 쓰촨 성에서 올해 지진 복구가 활발해 전체적으로 투자는 0.3%포인트 늘어나지만 소비는 0.6%포인트 줄어들어 GDP 감소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이번 지진이 중국 경제에 준 피해는 연초 일어난 폭설이나 남부 지방에서 종종 발생하는 홍수 등에 비해 오히려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폭설이나 홍수는 교통을 두절시켜 물류를 막히게 하고 전기 공급을 끊어 농업과 공업 생산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지만 이번 지진의 피해는 국지적인 차원에 그친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지진으로 무너진 도로 다리 등 사회간접자본을 다시 건설하면서 투자가 활발해 GDP 성장률을 높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돼지고기-가스 등 생산 감소로 물가 악영향
중신증권 보고서는 전국 돼지고기 총생산의 11%가량을 차지하는 쓰촨 성의 돼지고기 생산이 절반으로 줄면 돼지고기 가격이 6%가량 오르고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0.3%포인트가량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국 생산량의 27%를 차지하는 천연가스의 생산이 절반으로 줄면 공업품가격지수(PPI)도 0.4%포인트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12일 발표한 4월 CPI는 8.5%로 월별 기준 12년 만에 최고치였던 2월의 8.7% 다음으로 높았다. 중국 당국도 지진 여파로 물가가 오르는 것을 막는 데 부심하고 있다.
국가발전계획위원회도 15일 쓰촨과 간쑤(甘肅) 산시(陝西) 성, 충칭(重慶) 시 등 4개 지역에서 ‘재해지역의 식료품 가격과 교통 운송비 등에 관한 임시관리 조치’를 취해 상품 가격을 동결하고 가격 인상 시에는 신고하도록 하는 등 물가 잡기에 나섰다.
런민(人民)은행도 14일 발표한 ‘1분기 화폐정책 집행 보고’에서 “물가상승 통제와 통화팽창 억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