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부위 72%가 머리-목 집중
최근 주부 김연희(34) 씨는 딸 은주(4)와 외출했다가 개가 으르렁거리며 쫓아와서 혼비백산했다. 도망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개를 진정시킬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마침 개 주인이 나타나서 겨우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개에게 많이 물리는 시기는 야외활동이 많은 5월이며 나이는 10세 미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성형외과 김용규 정성모 김재원 교수팀이 2000년 1월부터 6년 동안 개에게 물린(교상·咬傷) 사람 76명을 관찰 조사한 결과 발생시기는 1년 중 5월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2월과 12월이 각각 9건, 3월 8건 등의 순이었다고 16일 밝혔다. 하루 중 발생시기는 오후 2∼5시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76명 중 남성은 26명(34.2%), 여성은 50명(65.8%)으로 여성이 훨씬 많았다. 연령대는 10세 미만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10세 이상∼20세 미만이 1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물린 부위를 살펴보면 머리와 목 부위가 55건(72.4%)으로 가장 많았고 팔 17건(22.4%), 다리 3건, 몸 1건 등의 순이었다.
76명의 67%인 51명은 병원 응급실에 왔고, 나머지 25명은 입원 등을 통해 치료를 받았다.
김용규 교수는 “아이들이 개가 귀엽다고 꼬리 목덜미 등을 만지려고 하다가 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5월에 가장 많이 물리는 것은 가족 단위 야외 활동에 애완견도 함께 나들이 하면서 낯선 사람들과 노출이 잦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무는 개는 코커스패니얼(18.4%), 진돗개(17%), 시추·몰티즈(각 10%), 시베리안 허스키, 슈나우저, 맬러뮤트, 푸들, 삽살개, 풍산개 등의 순으로 애완견이 많았다.
양현국 동물병원 원장은 “개들은 꼬리 만지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하고 목덜미 목 엉덩이 등을 만지면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람을 많이 무는 개들은 처음부터 포악한 성격이라기보다는 순하지만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성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의사들은 “아이들은 되도록 처음 보는 개를 만지지 말고, 성인은 손등을 개의 턱 밑으로 살포시 내밀면서 경계감을 풀어주며 턱의 옆 라인으로 살살 올라가야만 혹시 물리더라도 상처를 덜 입는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