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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차, 연료비만 따지면 경쟁력 ‘여전’

입력 | 2008-05-19 16:10:00


초기구입-유지-부담금 감안하면 '별로'

경유값이 휘발유값 보다 비싸지더라도 같은 차종이라면 경유차가 여전히 휘발유차보다 연료비 지출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초기 구입비용 및 유지비, 환경개선 부담금 등을 고려할 경우 경유차와 휘발유차의 경제성 차이는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인해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가 최근 시판중인 93개 차종의 연비와 연료비를 감안한 실제 연료비 지출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모델이 같은 차량일 경우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연료비가 연간(2만㎞ 주행할 경우) 최고 108만 원가량 적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는 최근 경유를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고 있는 서울 한 주유소의 경유값(L당 1779원)과 휘발유값(1748원), LPG 는 L당 945원을 적용했다.

조사 대상 차종은 같은 모델이면서도 경유차와 휘발유 및 LPG 차가 모두 생산되는 것으로 현대차 베르나, 아반떼, i30, 쏘나타, 투싼, 베라크루즈, 기아차 프라이드, 세라토, 스포티지, 로체, 그랜드카니발, GM대우 라세티, 토스카 등.

이중 그랜드 카니발은 1년에 2만㎞ 주행할 경우 연료비 지출은 LPG모델이 277만9412원, 경유모델은 338만8571원으로 경유차의 연료비 지출이 LPG차보다 약 61만 원가량 많았다.

하지만 휘발유차와 경유차가 함께 나오는 나머지 모델들은 차종에 따라 연간 37만~108만 원가량 경유차의 연료비 지출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별 주행거리 2만㎞당 연료비 차이는 현대차 아반떼와 i30이 약 37만7000원(휘발유 253만3334원, 경유 215만6364원)으로 가장 적었으며 같은 회사 베라크루스는 약 108만1500원(휘발유 431만6050원, 경유 323만4546원)으로 가장 차이가 컸다.

이 밖에 현대차 쏘나타는 약 38만4776원(휘발유 304만원, 경유 265만5224원), 베르나 약 60만3657원(휘발유 264만8485원, 경유 204만4828원), 투싼 74만3538원(휘발유 356만7347원, 경유 282만3810원)이었다.

기아차의 세라토는 약 42만4735원(휘발유 264만8485원, 경유 204만4828원), 스포티지 약 70만7504원(휘발유 353만1313원, 경유 282만3810원), 로체 약 40만44454원(휘발유 304만원, 경유 263만5556원)이었다.

GM대우차의 라세티는 약 45만4357원(휘발유 284만2277원, 경유 238만7920원), 토스카는 약 47만416원(휘발유 312만1429원, 경유 273만6923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결과 연료비 지출액만 놓고 보면 경유차가 월등히 경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경유차는 차 값이 약 200만 원 가량 비싸기 때문에 연간 2만㎞를 주행할 경우 연료비 차이만으로 새 차 값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차종별로 2~5년이 필요한 셈.

또 엔진 오일 교환 및 각종 소모품이 휘발유차보다 비싸고, 예열 후열 등의 관리를 소홀히 하면 차량 수명이 줄어들 수 있는데다 일부 차종은 자동차세에 더해 연간 10만원 전후의 환경개선부담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경유값 인상으로 인해 경유차의 장점이 갈수록 희석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경유차는 가령 2000cc 디젤 엔진으로 3000cc 이상 휘발유 엔진 수준의 성능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같은 배기량에서 힘이 세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고성능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은 있다"며 "그러나 경제성만을 따진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연간 3만~4만㎞ 이상 주행하는 장거리 출퇴근 운전자가 아니라면 굳이 경유차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