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증시현황-정보-시황 동영상 브리핑
② 웹캠만 있으면 무제한 무료 화상 통화
③ 예쁜 쪽지 팡팡날려… 10대들에 인기
④ 각종 정보제공… 키워드로 대화 가능
증권사에서 일하는 한수영(29) 씨는 출근하면 'fn메신저'부터 켠다.
그는 "회사에선 보안 때문에 외부와 연결되는 메신저를 못 쓰게 하지만 증권업계 사람들 대부분이 쓰는 메신저를 끄면 정보에서 뒤떨어진다"고 했다. 한 씨가 회사 규칙을 어겨가면서도 메신저에 접속하는 이유다.
인터넷 메신저에도 '세대 차이'와 나름대로의 '취향'이 존재한다. 국내에 등장한 지 10년을 넘긴 메신저들이 각기 특정 이용 층에 맞는 특화된 기능을 꾸준히 제공하면서 이용자들도 입맛에 맞는 메신저를 찾아 쓰고 있다. '메신저 궁합'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메신저별로 통하는 길이 따로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삼성증권의 'fn메신저'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fn메신저는 증권사가 제공한 첫 메신저로 증권사 매니저 등 업계 관계자의 가입이 늘면서 '증권 전문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증권가의 네트워크가 이 메신저를 통해 연결돼 있고, 실시간 정보가 오가기 때문에 'fn메신저의 힘'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운영사인 삼성증권도 메신저를 통해 시장 현황이나 펀드 투자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장중 시황 동영상도 제공하는 등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대와 20대는 버디버이와 네이트온
"'버듸 아뒤' 모야(버디버디 ID가 뭐야)?"
'버디버디' 메신저는 10대들의 '놀이터'라고 할 수 있다. 전체 이용객의 62%가 10대 고객이다. 특히 활성화돼있는 '쪽지' 기능이 10대 고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버디버디 측은 "휴대폰 문자메시지에 익숙한 10대들은 메신저를 통한 직접적인 대화보다는 쪽지를 주고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나 그림 등을 이용해 직접 쪽지 배경을 만들어 쓸 수 있다는 점도 10대 고객들을 매료시키는 기능 중 하나다.
그러다보니 부가 서비스도 20대의 취향에 맞게 꾸며졌다.
새내기 직장인인 이재호(28) 씨가 여자친구와 메신저로 대화하던 중 "영화 볼까?"라고 치자 메신저에 자동으로 최신 영화 정보가 링크돼 별도의 검색 없이도 상영영화 정보를 얻었다. 이른바 '키워드 대화' 기능이다.
영화 뿐 아니라 '압구정'이나 '종로' 등 20대가 주로 찾는 지역의 지도, 먹을거리, 쇼핑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대 고객이 주요 고객층인 만큼 메신저 기능도 그들이 좋아할만한 재미있고 참신한 방향으로 많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