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양자회담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20일 단독 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를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靑 회동, 현안 접점 못찾아
이명박 대통령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회동했으나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조기 처리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한미 FTA가 17대 국회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17대 국회의원 임기 중 마무리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면서 “17대 임시국회 회기가 4, 5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발표된) 한미 (쇠고기) 추가 협의 내용은 사실상 야당과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을 상당히 해결할 수 있는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라며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입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며, 이미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자율결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쇠고기) 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 대만과 형평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혹시 그런 일이 생기면 수정 보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FTA에 대한 어떤 말도 꺼낼 만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잘못된 점을 사과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손 대표는 또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는 수입하지 않아야 하며, 30개월 미만 소라도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포함되는 부위를 다 제거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쇠고기 문제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24일 회기가 끝나는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회동 이후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한미 추가 협의 내용이 밝혀지면 야당도 다소 입장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고,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논평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