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옥 여사의 친구, 57세 이경화 여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식농사 잘 됐다’고 주변의 부러움 담뿍 받았습니다. 그런데 명문대 법대를 졸업한 아들은 거푸 고시에 낙방하고 의사인 둘째딸마저 작년에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속상해하던 이경화 여사는 정말로 속이 상해버렸는지 몇 달 전부터 명치 부근이 쓰리고 소화도 안 됩니다. 살이 쪄서 고민이라는 친구들과 반대로 몇 달 새 살이 7kg나 빠졌습니다. 새벽에 속이 쓰려서 잠을 깨기도 합니다. “암이면 어떡하느냐”는 딸의 성화에 못 이겨 병원을 찾은 이경화 여사는 내시경 검사를 받고 위궤양(조직검사:양성궤양) 진단을 받았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도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위궤양은 위점막근층까지 손상이 일어난 것으로 쉽게 말해 위벽이 헐어버리는 것입니다. 위산은 강산이지만 위는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장치가 있어 손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나 흡연, 아스피린이나 소염진통제의 사용으로 문제가 생기면 궤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소화성 궤양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위점막에서 염증을 일으키는데 손상된 점막이 위산에 노출되면 궤양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60∼70가 감염되어 있으며, 궤양이나 위염 이외에도 드물게 림프종, 위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 균이 있다고 모두 제균 치료를 하지는 않지만 위궤양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제균 치료와 궤양치료를 병행해야 궤양이 재발하지 않습니다. 제균 치료는 보통 항생제를 1주일 정도 복용하며 치료 후 재 감염률은 2.6∼20정도입니다. 궤양 치료기간은 4주 이상 걸립니다.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만성 위궤양으로 진행되거나 출혈이나 장폐색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위에 구멍이 뚫려 복막염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수술이 필요한 응급질환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기간 동안 금연하고 술이나 커피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으며 우유도 많이 마시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비타민과 탄수화물,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고 자극적이고 위에 부담을 주는 음식은 피합니다.
제균 치료를 시작한 이경화 여사는 처음에 약을 잘못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입맛이 쓰고 속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힘든 1주일을 넘기니 이제 좀 살 것 같습니다. 아픈 속도 많이 가라앉고 식사도 잘 하는데 살이 다시 찔 수 있습니다.
● 소화성궤양 예방법
1. 신선한 채소, 과일 섭취! 짜고 맵고 뜨겁고 찬 음식은 피하세요.
2. 식사는 규칙적으로 술, 커피나 카페인 음료, 담배는 No!
3. 소염 진통제와 아스피린은 주의해서 사용하세요!
4. 스트레스, 만병의 근원입니다.
5. 40세 이상은 내시경 2년에 한 번씩 하세요. (조기위암 발견)
성 자 영
한양대 가정의학과 레지던트로 따뜻한 웰빙 세상을 꿈꾸는 20대 여의사.
[관련기사]‘늦둥이 임신’ 이것만은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