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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는 외제차 40종

입력 | 2008-05-22 16:49:00

혼다 ‘씨빅’

미니쿠퍼

푸조 307

세브링

이스케이프

캘리버

PT크루저


'국산 세컨드 카' 사려던 주부들도 기웃기웃

주부 임모(54·경기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씨는 이른바 '세컨드카'로 수입차 구입을 고려중이다.

운전석이 높고 튼튼해 보여서 임씨는 당초 르노삼성의 'QM5'를 사려 했다. 가격도 2360만원으로 그리 비싼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자동변속기, 후방감지 센서 등 필요한 옵션을 더했더니 차 값이 3000만원에 근접했다.

임씨는 남편에게 "이 정도 값이면 수입차도 사겠다"고 우스개 소리를 했으나 실제로 '이 값에 살 만한 수입차'가 여러 대 눈에 띈 것.

임씨가 알아본 결과 "옵션을 더한 QM5 가격과 비슷한 3000만원 전후의 수입차는 혼다 '씨빅' 'CR-V', 다지 '캘리버', 크라이슬러 'PT크루저', 포드 '이스케이프', 지프 '컴퍼스', 푸주 '207', 폴크스바겐 '골프' '비틀', 크라이슬러 '세브링' 등 "이루 셀 수 없이 많았다".

임씨는 "물론 옵션을 더하면 더 비싸지지만 '기왕 사는 거 조금 더 보태서' 이 참에 수입차를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올해 들어 기존 모델들의 가격을 크게 내린데다, 저가형 모델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일부 가정에서 '세컨드카'로 수입차를 사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주부 김 모 씨(37·서울 용산구 원효로)의 자동차는 볼보 S40이다. 남편은 기아 쏘렌토를 몰고 있지만 "아내와 아들이 주로 타는 차여서 크기가 작아 운전하기 편하고 튼튼하다는 것으로 골랐다"고 한다.

김씨의 남편은 "수입차는 왠지 비싸고 넘보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견적을 뽑아보니 예상외로 부담이 감당할 만 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임씨와 김씨 같은 소비자들이 국산차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구입을 고려할 수 있는 3000만 원대 전후의 수입차는 약 40여종.

혼다, 푸조, 크라이슬러, 포드, 폴크스바겐 등 대중적인 브랜드가 대부분이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마이B나 BMW 미니쿠퍼와 같이 '명품'으로 통하는 브랜드의 제품도 눈에 띈다.

이들 차량들은 같은 급의 국산차 보다 값이 1000만 원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즉 '아반떼' 급의 수입차를 사려면 '쏘나타'나 '그랜저' 정도의 값을 내야하는 것.

하지만 최근 잇따른 수입차 가격인하로 일부 차종의 경우 잘만 고르면 "제값 주고 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의 얘기. 일부 수입차 업체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오히려 국내에서 싸게 팔기도 한다.

실제로 푸조 307SW 모델의 경우 유럽 현지 판매가는 약 2만유로(약 3400만원)이지만 국내에서는 3350만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 내리기 바람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어서 아파트 주차장에 '수입 세컨드카'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GM은 이르면 내년부터 대중 브랜드인 시보레를 한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며 도요타와 닛산, 미쓰비시 등 일본 대중 브랜드도 올해 하반기 중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국산 중형차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이제 가격은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을 지켜주는 보호막이 돼 주지 못 한다"며 "국내 업체들이 기댈 것은 '애국심'과 '애프터서비스(AS)의 질'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