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시간만에 ‘기적의 생환’… 공식 사망-실종 8만명 넘어
中, 핵시설-군부대 정보 누출에 촉각
중국 쓰촨(四川) 성 대지진으로 매몰된 30대 여공(女工)이 사과 하나에 의지해 버텨오다 만 9일 만에 구조되는 등 극적인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2일 오전 10시 현재 사망자 5만1151명, 부상자 28만8431명, 실종자는 2만9328명이라고 발표했다.
▽기적의 생환자들=22일 광저우(廣州)일보에 따르면 지진 발생 10일째인 21일 오후 2시반경 스팡(什X) 시 진허(金河) 발전소 공사현장에서 추이창후이(崔昌會·38·여) 씨가 매몰된 지 216시간 만에 구조됐다. 그는 오른쪽 팔과 오른쪽 늑골 7개, 허리와 척추 등에 골절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구조대는 20일 오후 8시경 추이 씨의 희미한 구조요청 목소리를 듣고 위치를 확인한 후 구조에 나섰다. 하지만 매몰 장소가 절벽의 갈라진 바위틈이어서 헬기를 이용해 진입하느라 추이 씨를 발견해 구조하기까지는 18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에 앞서 20일 오후 6시경 펑저우(彭州) 인창거우(銀廠溝)의 무너진 절에서는 왕유충(王友瓊·60·여) 씨가 매몰된 지 196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곳 푸인(福音)사에서 불공을 드리던 왕 씨는 산사태로 매몰됐으나 다행히 상반신이 드러났고 빗물을 받아 마실 수 있었다. 공군 구조대원들은 떠돌던 개 한 마리가 왕 씨 곁을 지키고 있다가 짖어대는 소리를 듣고 그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인민해방군의 정보가 노출됐다”=궈지셴취(國際先驅)도보는 이번 대지진으로 쓰촨 성 내의 군 시설이 일부 파괴되고 구조작업에 군이 대규모로 동원되면서 많은 군 관련 정보가 새나갔다고 보도했다.
쓰촨 성에는 핵 항공 우주 군사전자 등 주요 군수기업과 관련 연구소가 밀집돼 있어 외국 군 정보당국의 관심 지역으로 꼽혀 왔다.
평시에는 이런 시설은 위장돼 있어 정찰이 잘 안되지만 지진으로 위장이 흩어져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중국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로 지진 발생 이튿날인 13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NGA) 정보분석가가 첩보위성 사진을 이용해 분석한 정보를 소개했다. 15일에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육지관측기술위성(ALOS)이 관측한 지진 관련 데이터를 실었다. 대만도 15일 ‘푸웨이(福衛) 2호’ 위성이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중국의 위기관리 체제가 어떻게 작동되고 당(黨)-정(政)-군(軍)의 상호 협조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도 드러났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