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의 핵심참모를 지냈던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등 다양한 조언을 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초대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치특별보좌관을 지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의한 국정운영이 아닌 내각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을 주문했다.
박 전 의장은 “지금은 이 대통령이 매일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내각은 약화되고 대통령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장관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영삼 정부 초기에도 김 전 대통령이 너무 앞장서는 바람에 내각이 제대로 역할을 못해 부작용이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을 지낸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스스로 귀를 여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며 “보고서를 보는 시간을 줄이고 수석비서관, 장관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국회의원 당선자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당선자는 “지금의 청와대는 국민의 생각을 파악하는 기능이 잘 안 돼 있다. 청와대에 아마추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당선자는 또 “이 대통령께서 정제된 발언을 했으면 좋겠다. 즉흥적인 발언은 국정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정책실장과 정무특보 등을 지냈던 김병준 전 실장은 “정부가 처음 출범하면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좀 더 지켜보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경륭 전 대통령정책실장 역시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입을 닫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