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여대생 유현진씨. 유씨의 가장 큰 고민은 볼이 넓어 못생긴 발 때문에 예쁜 신발을 못 신는다는 것이었다. 진찰 결과 유씨의 발은 엄지 발가락이 새끼발가락쪽으로 기울어진 무지외반증. 또한 다섯 번째 새끼 발가락이 돌출된 소건막류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돌출된 부위의 통증이 심하지는 않은 상태로 보존적 요법으로 신발 및 발 관리 교육을 하고 지켜보기로 하였는데... 두 달 후가 지나도 또 다시 좁은 신발을 신게 되면 통증이 심해져 무지외반증과 소건막류 수술을 진행하였다. 유씨는 현재 수술 후 5개월째로 본인 발에 맞는 예쁜 신발을 신는 것은 물론 통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단순히 미용 목적의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이런 경우 처럼 우리 발의 모양은 발의 증상과 많은 관련이 있어 치료 결정에 고민이 따르게 된다. 특히 사회가 발전하면서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발에 대한 미용적 관심이 점차 증가되고 있어 단순히 질환으로만 생각하는데 무리가 있다. 실제로 족부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러 와서 통증이나 발 변형에 대해 이야기 하기 보다는 못생긴 발 때문에 속상한 마음과 예쁜 신발을 신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 하는 젊은 여성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대개 이런 젊은 여성의 발의 특징은 발 길이에 비해서 발 볼 즉, 발 폭이 넓다는 것이다. 특히 엄지 발가락 내측이 돌출되는 무지 외반증과 새끼 발가락이 돌출되는 소건막류가 동시에 있는 발이 대부분인데, 이는 발 폭을 고려하지 않고 발 길이에 맞춘 신발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발 길이가 230mm 라해도 넓은 발 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길이의 신발을 신더라도 통증이 유발되는 것은 물론 통증 때문에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기가 어려울 것이다. 간혹 병원을 찾는 젊은 여성들 중에는 노골적으로 넓은 발 폭을 줄일 수 있는 수술이 없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무지 외반증이나 소건막류를 치료하는 정형외과적 관점에서 통증이나 변형이 있는 발의 교정이 아닌 단순한 미용 목적의 발 수술은 적당하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분들의 경우 좁은 신발을 신지 못 할뿐 아니라 신는다해도 통증 및 여러 굳은 살들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 간혹 수술이 진행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무지외반증이나 소건막류는 수술을 받게 되면 그 부위 발 볼이 어느 정도 좁아져 예쁜 발이 될 수 있다. 발은 어느 신체부위보다 모양 자체가 매우 중요하여 발 볼이 어느 정도 좁아져 예쁜 발이 되면 기존의 가지고 있던 여러 통증이나 굳은 살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너무 무리하게 좁은 신발을 고집하게 되면 불편함이 또 생길 뿐 아니라 무지외반증이 재발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하는 발 모양 교정은 올바르지 않지만 발이 못 생겨 일반적인 신발을 신기가 불편하거나, 통증이나 굳은 살로 인해 불편함이 있는 경우에는 족부 전문의와 상담하여 본인에게 맞는 신발의 선택이나 깔창 교정, 더 나아가 간단한 수술로 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발의 건강은 신체 다른 부위 특히나 무릎이나 허리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발이 불편하면 건강한 육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운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게 된다. 웰빙이 삶의 목표가 되어가는 요즈음 발건강은 우리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이 될 것이다.
도움말_ 박의현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부원장)